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김용균씨의 유품. 김씨가 끼니를 대신한 컵라면과 과자 등이 발견됐다. [뉴시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김용균씨의 유품. 김씨가 끼니를 대신한 컵라면과 과자 등이 발견됐다.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비정규직 하청업체 근로자가 사망한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 중인 한국서부발전㈜이 지난 16일 사과문을 내고 진상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 엿새 만의 입장 발표다.

서부발전은 같은 날 오후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에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故) 김용균(24)씨의 영전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유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가족과 동료들이 받았을 깊은 고통과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아울러 "전력 산업의 최일선에 있는 저희는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끔찍한 죽음 앞에서 숙연한 마음"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사고 진상규명을 위해 관계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성실히 임하겠다. 조사 결과에 따른 응분의 책임도 지겠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더 이상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다시 한 번 꼼꼼히 점검하고 확인해 사업장 전 영역을 철저히 개선하겠다"며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을 존중하는 정부의 방침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 11일 새벽 1시께 충남 태안군 원북면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석탄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유명을 달리했다.

그는 올 9월 17일 한국발전기술의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입사한 하청 근로자다. 당초 이 업무는 2인 1조로 근무하게 돼 있으나, 김 씨는 홀로 근무하던 중 안타까운 일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품에서 끼니를 대신한 컵라면과 과자 등이 발견됐는데, 지난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전동차에 치여 숨진 김 모(19)군을 떠올리게 해 사회적 여론이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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