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고() 노회찬 전 국회의원의 사망으로 내년 43일 치러질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예비후보자 등록일 첫날인 지난 4, 등록을 마친 여야 예비후보 4명은 본격적인 몸 풀기에 들어갔다. 창원시 성산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손석형 민중당 창원시당 위원장을 시작으로, 권민호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당협위원장 등이 각각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진보 후보 간 단일화 성사 여부다. 진보 진영이 과거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불모지인 영남권에서 3번의 진보 국회의원을 배출한 바 있기 때문. 내년 313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는 가운데 현재까지는 진보 후보들이 단일화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왼쪽부터 권민호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당협위원장,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손석형 민중당 창원시당 위원장
왼쪽부터 권민호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당협위원장,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손석형 민중당 창원시당 위원장

 

- 한국당 강기윤 여론조사 ‘1’... 정의당-민중당 진보 단일화 삐걱
- 정의당 여영국 여론조사’, 민중당 손석형 민노총 조합원 총투표

 

창원 성산구에서는 2004년 제17대와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잇따라 당선됐고, 19대 때는 진보진영의 단일화 실패로 당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승리했다. 그러다 20대 총선에선 당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손석형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당선됐다. 결국 진보진영의 단일화여부가 창원 성산구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잣대인 셈이다.

이번 보궐 선거에서도 이 같은 공식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큐키뉴스의 의뢰로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동안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당협위원장이 36.3%의 지지율로 성산구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된 인물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어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24.8%, 권민호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 14.1%, 손석형 민중당 창원시당위원장 5.2%, 이재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 3.8%, 기타 3.4%로 조사됐다. ‘없음’(7.9%)이나 잘모름’(4.6%)이라고 응답한 부동층은 12.5%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12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거주 만19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ARS 여론조사(유선전화 45%+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55%, RDD 방식, ,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를 실시한 결과다. 표본수는 505(총 통화시도 15382, 응답률 3.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비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4,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친 손석형 민중당 창원시당위원장은 민주노총조합원 총투표를 통한 진보후보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 위원장은 19대 총선에서 43%를 득표하고도 강기윤 당시 후보에게 석패한 바 있다.

손석형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진보정치 상징성을 복원하고 노동 를 실현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부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손석형-노회찬 후보가 단일화해 진보세력이 승리할 수 있었다이는 경남이 간직한 노동 정치의 중요한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바로 진보정치 상징성과 노동 정치를 복원해 시민사회 정통성과 역사성을 바로 세우는 게 목표다. 진보정치 분열로 자유한국당에 패하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대 선거에서 진보후보 단일화는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 방식으로 해왔다. 2016년 총선을 앞두고 고 노회찬 의원도 민주노총 조합원 투표를 거쳐 손석형 전 경남도의원과 단일화했고,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도 차재원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과 같은 방식으로 단일화에 합의했다.

반면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위원장 측은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성산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경남도당 조형래 정책위원장은 12일 창원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진보, 개혁 세력의 힘을 모아 승리하는 선거여야 한다평등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여정에 진보, 개혁 세력이 힘을 모아 승리하는 선거, 이기는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원 성산구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조 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는 창원 성산구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라며 선거권이 있는 19세 이상의 성산구 주민들을 천여 명 정도를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중당이 제안한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방식은 주민들의 제대로 된 민심 파악이 어렵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보인 것이다. 조 위원장은 진보진영의 단일화는 당연히 해야 하고, 꼭 필요하다면서도 민중당이 제안한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 방식은 주민들의 제대로 된 민심 파악이 어려워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과거 노회찬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에 응한 것에 대해 김순희 경남도당 사무처장은 노회찬 의원은 본인 스스로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 검증을 받겠다고 본인이 선택을 하셨지만, 그 당시와는 정치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단일화를 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답했다. 여 위원장은 경남도의원 시절 홍준표 저격수로 이름을 얻었다.

이처럼 두 진보 후보가 단일화에는 공감하면서도 방식을 두고 이견을 드러내는 가운데 권민호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은 단일화 자체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계열로 경남도의원과 재선 거제시장을 지냈지만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변경했다.

권 전 위원장은 지난달 6일 한 언론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 별세로 내년 43일 치러지는 창원시 성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 단일 후보 논의는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화 이야기는 들은 바 없으며 우리 당에서도 없었고 단일화해보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일축하며 민주당, 정의당, 민주당 등 중앙당 차원에 의견이 있으며 판단을 해봐야겠지만은 후보가 당선되기 위해 물리적인 단일화를 하는 것은 가장 비민주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가장 비민주적이라고 생각한다민주당은 특별한 경선주자가 없다. 지역 위원장으로 지역위원회를 잘 관리해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하겠다. 모든 것이 순리에 맞게 진행해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당협위원장 역시 4일 오전 창원성산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년 43일에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강 위원장은 선관위 등록 후, 충혼탑을 찾아 헌화하고 지역 내 장애인 급식소 봉사와 자동차 부품업체 방문 등 현장 중심의 행보를 이어가며 민생현장중심의 선거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선 도의원, 국회의원, 기업 CEO 등을 두루 거친 강기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고도 성과를 내기는커녕 삶이 더욱 힘들어만 지고 있다강기윤이야말로 지지율만 믿고 막무가내식으로 국정을 꾸려가는 것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보수우파의 뚝심 있는 현장 전문가라고 강조하며, 출마 의지를 다졌다.

그는 또 국가와 창원 성산지역이 살 길은 결국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며 기업 현장과 중앙, 지방 정치를 두루 경험한 경영 마인드를 가진 제가 적임자라며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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