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으로 읽는 세계사]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츠 / 역자 박현아 / 출판사 현대지성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익숙한 물건 속에 역사의 일대기를 살필 수 있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면 평범한 물건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일상의 사물함 속에서 역사를 읽고 알아가는 절차를 밟는다는 것 자체는 흥미진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독자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는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세계사를 바라보게 했던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츠가 이번에는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우리 일상에 녹아들어 결코 지나치기 힘든, 무심코 지나치던 물건들을 이야기 한다.

저자는 '흔히 접하는 동전, 커피, 설탕, 자동차, 슈퍼마켓, 냉장고도 이 책을 접한 후 부터는 5000년 역사를 관통한 사연 있는 물건들로 새롭게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책은 고대부터 21세기까지 역사 속 물건들의 파란만장한 연대기를 파헤쳤다고 보면 된다. 큰 강 유역, 대초원, 대양, 산업도시, 글로벌 사회까지, 세계사의 주요 무대가 된 장소들을 따라가며 역사의 순간마다 자리한 물건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우리 앞에 펼쳐낸다.

마사카츠는 "물건에는 운명의 순간이 있다. 오늘날 옷을 ‘치마’와 ‘바지’로 나눌 정도로 흔한 복장인 바지는 한때 오랑캐의 옷이라 하여 천대받았고, 이탈리아의 국민 음식 토마토는 정력의 상징이었던 적도 있었으며 길거리에 넘치는 카페는 영국에서 불온한 사상의 장으로 여겨져 방문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고 전한다.

책에서는 고대부터 21세기까지, 문명이 시작된 큰 강 유역, 유목민의 대초원, 대항해시대의 대양, 산업혁명의 도시, 네트워크로 이어진 전 세계 등 세계사의 주요 무대가 된 다섯 장소를 따라간다. 또한 그 장소들에서 역사의 전환점이 된 37가지 물건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파헤친다.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에서부터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사회 인프라까지 빼놓지 않고 담았다고 보면 된다.

역사는 공부 그 자체로 받아들인 경우 딱딱한 분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역사가 책상에서 하는 공부가 아닌 이야기로 풀어낸 재미난 일상속으로 녹이는 놀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근 가능하다.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는 세계사를 ‘더 가까이, 더 알기 쉽게’에 초점을 두었다. 역사의 무대에서 활약한 사람을 잊지않고 소개하면서 중요한 연도 표기에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단지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이름과 업적을 줄줄 나열하지 않고 연호 등도 꼭 필요할 때만 표기했다. 대신 책에 등장하는 물건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떤 물건이었고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 같은 이야기들을 자세히 풀어내려 했다. 요점정리한 사실 나열보다는 하나의 큰 이야기 속에서 역사를 이해시키는 데 중심을 둔 것이다.

책을 접한 서대문구에 사는 독자는 "'물건으로 읽는 세계사'에는 일상과 동떨어진 역사는 제대로 된 역사가 아니라고 믿는 저자의 신념이 배어 있다. 흔히 알려진 역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생활의 세계사를 만나볼 수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물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과거와 현재를 관통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세계사를 처음 접해보는 독자들과, 색다른 세계사를 읽어 보고 싶은 독자들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라는 서평을 남겼다.

저자는 1942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현 쓰쿠바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도립미타고등학교, 쿠단고등학교, 쓰쿠바대학부속고등학교 세계사 교사, 홋카이도교육대학 교육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NHK에서 10년 넘게 학생들을 대상으로 세계사 강의를 전담했으며,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역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베스트셀러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RHK)를 비롯해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제3의공간), '공간의 세계사'(다산초당), '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 공부'(어크로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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