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남북이 지난 12일 시범철수 GP의 완전 파괴 여부를 상호 검증한 가운데 우리 군은 북측의 GP가 모두 파괴돼 불능화 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측을 하며 총과 같은 화기를 쏠 수 있는 총안구가 일부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17일 브리핑에서 "국방부와 합참은 이번에 시범 철수한 북측의 GP가 감시 초소로서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해 불능화가 달성됐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앞서 남북 군사 당국은 지난 12일 시범 철수와 파괴에 합의한 22GP에 대한 상호 현장 검증을 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북측 GP 5곳에서 100~200m 떨어진 지점에 파괴되지 않은 총안구 1~2개씩이 식별됐다""이에 대해 북측은 '미확인 지뢰 지대에 있는 총안구여서 사용하지 않거나 (시범 철수 대상이 아닌) 인접 GP의 총안구'라고 설명했다"고 했다.

우리 측은 이 같은 북측의 설명을 듣고 직접 확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우리 군은 GP와 부속 시설들을 모두 파괴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군 전문가들은 "우리 군의 일방적 무장해제"라고 우려했다. 최전방 참모장교 출신인 김승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GP 자체가 요새인 우리 군과 달리 북한군은 자동화기 총안구(토치카)GP 방어 라인의 핵심"이라며 "북의 조치는 껍데기 건물만 부수고 작전 기능은 보존한 것"이라고 했다.

군 당국은 총안구와 연결된 지하시설 등이 모두 파괴돼 GP 능력이 상실됐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북측의 설명만 듣고 확인을 안 한 것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북측과 추가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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