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임창용, 야구 인생의 마지막 행보?
[돌직구] 임창용, 야구 인생의 마지막 행보?
  • 신희철 기자
  • 입력 2018-12-18 18:39
  • 승인 2018.12.26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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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과의 ‘불화설’에 정황상 무게가 실리는 상황
‘불화설’ 사실이라면 타 팀 이적도 쉽지 않아
임창용<뉴시스>
투수 임창용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투수 쪽 트레이드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LG 트윈스 차명석 단장이 했던 말이다. 그가 투수를 영입하려는 이유는 유망주들이 성장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차 단장은 이어 “선수들의 길목을 막는 베테랑 영입이 아니라 성장할 시간을 버는 영입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 8월에 올라와야 한다면 그 전 7월까지 버텨줄 선수가 필요하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차 단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한국야구는 MLB나 NPB처럼 백업 요원과 야구 인재풀이 풍부한 리그가 아니다. 10개 구단 거의 모두가 매년 불펜 투수의 부족과 특히 선발 투수의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과 몇 년째 이어지는 타고투저 현상은 무관하지 않다. 게다가 경기수도 144경기로 늘어 현재 모든 구단이 투수 자원의 부족을 더욱 애타게 호소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월 24일 KIA 타이거즈는 42살의 임창용을 방출했다. 조계현 단장은 “임창용과 재계약 하지 않는 문제는 현장과 상의해서 결정했다. 지난 3년 동안 잘 해주었지만 이제는 젊은 후배들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임창용보다 더 나은 투수 자원도 마땅치 않은 KIA...젊은 후배를 위한 방출은 '어불성설'

그러나 지금까지 KIA의 투수 상황을 보면 이는 모순이다. 임창용은 올 시즌 37경기에 출전해 5승 5패 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필승조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마무리 김세현이 부진에 빠지자 마무리 역할도 했다. 이후 2군에 잠시 내려갔다가 1군 복귀 이후 선발투수로 활약하면서 KIA의 5강행에 막대한 공헌을 했다.

이런 임창용의 WAR은 1.57로 팀 내 투수들 중 4위다. 출장 경기도 37경기로 팀 내 5위를 기록했다. 선발과 불펜, 마무리까지 전천후를 오가면서도 소화 이닝도 86.1이닝으로 팀 내 6위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42로 팀 내 8위지만 계속해서 보직 파괴를 하며 던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수치다.

오히려 대부분 팬들은 KIA구단과 조계현 단장에게 반문하고 싶을 것이다. 젊은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 하는데 도대체 그 젊은 후배들이 누구며, 임창용보다 잘함에도 불구하고 나이에 밀려 등판하지 못한 선수가 누구냐고 말이다.

무엇보다 나이 42살에도 불구, 아직도 속구 149km를 뿌리는 선수를 어디서 찾을 수 있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 임창용의 방출과 젊은 선수들 기회 부여, 전혀 별개의 문제

모두가 알다시피 KIA의 임창용 기용은 나이를 고려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프로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그 선수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기 마련이다.

임창용이 계속 기용된 것은 후배 선수들 길을 막은 것이 절대 아니다. 단지 후배 선수들 대부분이 42세의 임창용보다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투수 자원도 부족한 KIA가 후배들의 기회를 위해 임창용을 방출한다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차명석 단장의 말처럼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잡기 위해선 그 공백을 메워줄 선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KBO리그의 현실이다. 몇 년째 마땅한 필승조 투수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IA로서는 임창용의 이러한 '공백 메우기 역할'이 더욱더 절실하다.

임창용 투수 [뉴시스]
투수 임창용 [뉴시스]

◇ 타 팀의 '임창용 영입'...얽히고설킨 KBO리그에서 쉽지 않아보여

마지막으로 차 단장이 언급한 발언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그는 임창용 영입에 대해서 자신이 결정할 바가 아니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이는 임창용과 김기태 감독의 ‘불화설’에 더욱 무게를 실어준다.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지만 임창용과 김 감독의 ‘불화설’은 여러 차례 언급됐다. 팀의 5강을 위해 마지막까지 임창용을 기용했던 김 감독과 조 단장이 시즌이 끝나자마자 임창용을 방출한 것만 봐도 둘 사이의 ‘불화설’은 합리적 의심을 하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불화설’이 사실이라면 지연·학연 등으로 얽히고설킨 KBO리그에서 임창용을 타 팀이 선뜻 영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 감독의 입김도 작용할 것이고 다른 구단도 선수와 지도부의 불화에 대해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약 ‘불화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KIA 구단이 임창용을 재계약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계속해서 선수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누누이 밝혀온 그이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임창용의 마지막 행보는?

아무리 고무팔을 자랑하는 내구성 최고의 임창용이라 하더라도 그의 나이 곧 43세이다. 코치를 시작하기에도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앞으로 반등할 여지는 적다. 현재 구위도 물론 1군에서 충분할 정도로 좋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량 하락은 필연이다. 타 구단의 영입 부담과 앞으로의 기량 하락을 고려하면 임창용에게 남은 행선지는 많지 않다.

어쩌면 현재 한국에서 방출된 선수들 위주로 구성된 호주 리그의 질롱 코리아(감독 구대성)가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선수로서 남은 불씨를 태우고 싶다면 그로서는 충분히 염두에 둘 문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의 마지막 불꽃을 멀리서 바라보며 KIA 타이거즈의 팬들은 응원과 안타까움의 목소리를 보낼 것이다. 그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겪어온 임창용이다. 그런 임창용의 야구 인생 말년조차 결코 바람 잘 날 없어 보인다.

신희철 기자 hichery8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