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세지 수신 오류에 터치기능까지 ‘말썽’


LG전자(부회장 남용·066570)가 ‘오류’로 범람하고 있다. 연초부터 LG전자의 휴대폰에 문자메세지가 2016년이라고 수신되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수신된 문자메세지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LG전자 시크릿폰의 터치패드의 인식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간단한 오류를 방지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오류 은폐 시도’을 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연속되는 오류와 LG전자의 방만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LG휴대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내막을 알아본다.

LG전자 핸드폰이 ‘알맹이 없는 속 빈 강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휴대폰에 최근 받은 문자메세지가 과거에 받은 문자 메시지보다 뒤에 정리되는 문제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지난 5월 24일, LG전자와 LG텔레콤 서비스센터는 이와 관련된 내용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핸드폰에 들어온 문자 확인을 제대로 못하는 불편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오류가 다른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변경한 프로그램으로 인해 파생된 2차적인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월 새해 첫 날, 2010년 자정을 기해, 발송된 새해 문자가 모두 2016년으로 표기돼 전송됐다. LG전자의 싸이언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던 김씨(32)는 “새해 안부 문자를 여러 통 받았다. 새해면 언제나 인사치레로 받는 문자라 처음에는 자세히 보지 않고 넘겼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자꾸 발견됐다”며 “날짜가 2016년으로 적혀 있어 핸드폰 오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관련업계는 이에 대해 ‘기기상의 오류’라고 밝혔다. 단문문자메시지(SMS) 수신시 연도를 표시해주는 소프트웨어 코드 작성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오류가 LG전자에서 만든 핸드폰 모델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류를 일으킨 LG전자 핸드폰 기종이 총 78개(2005년 6월 이후 판매제품, 2005년 2개, 2006년 3개, 2007년 이후 68개)로 알려지면서, 그냥 간과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해 초 LG전자가 KTF를 통해 판매한 뷰티폰의 사례처럼 한·두 개 개별제품에서 문제가 발생한 적은 있지만 대규모로 문제가 발생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영태(가명 30)씨는 “새해 문자를 받고 황당함에 웃어넘기기는 했지만 대기업 유명 브랜드 제품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까지 웃어넘길 수만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LG 전자는 부랴부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실시한 것. 당시 LG전자는 사태 해결에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소비자들이 서비스센터까지 직접 찾아와 업그레이드를 받거나 싸이언 홈페이지 접속 후 다운로드 하는 불편함까지 해결해줄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LG전자가 내놓은 해결책은 미봉책에 불과했다. 불과 5개월여 만에 2차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1월에 LG전자 서비스가 적용된 일부 소비자의 경우 문자메세지가 2010년으로 날짜가 올바르게 기억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문자메세지가 이미 2016년으로 수신받은 문자보다 뒤에 저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수신된 문자를 찾느라 한바탕 소동을 겪어야 했다. 일산에 사는 이씨(22·여)는 “오늘 받은 문자를 찾기 위해 문자메세지 함을 다 뒤져야 했다”며 “문자메세지가 올 때마다 곤혹스럽다”고 털어놨다.

업계전문가들은 “LG전자의 ‘오류 은폐 시도’가 이런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고 비판한다. LG텔레콤이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공지하지 않아 서비스가 적용된 일부 고객들이 혼란을 겪었다는 것이다. 또한 1월에 발생한 오류에 대해 제조사인 LG전자도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공지를 하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켰다.

LG텔레콤 서비스 직원은 “프로그램 변경 서비스가 적용된 고객의 경우 문자메세지를 전체 삭제하고 사용하면 최근 받은 문자메세지 관련 오류가 해결된다”며 “중요한 메시지의 경우 따로 저장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LG전자 핸드폰에 관련된 문제가 이것뿐만이 아니다. LG전자의 시크릿폰 사용 1년 후부터 터치부분 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이후 터치패드가 아예 작용하지 않아 핸드폰이 무용지물이 되버린 것이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급증했다.

지난 5월 24일,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에 따르면 시크릿폰의 터치기능 고장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이 5월 18일 기준, 총 105건이 접수됐다. 이에 따라 소시모는 LG전자 측에 제품 고장 원인을 규명토록 요구했고, 소비자 피해보상을 청구했다.

LG전자는 품질보증기간 경과 이후 ‘터치 안됨’ 오류의 경우, 무상 AS를 1회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LG전자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LG휴대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하락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미 기자] wihtsm@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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