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구단이 폭행 사건 공개하지 않은 이유 '6가지' 발표
네티즌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성토

이택근 <뉴시스>
이택근 <뉴시스>

[일요서울 ㅣ 신희철 기자] 넥센 히어로즈 이택근(38)이 19일 한국야구위원회(KBOㆍ총재 정운찬) 상벌위원회에 출석했다.

이택근이 상벌위에 출석한 이유는 '문우람 폭행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기 위함이다. 지난 10일 문우람은 자신의 승부조작 브로커 혐의에 대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제는 승부조작에 관한 것이었지만, 그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2015년 팀 선배에게 폭행 당한 사실이 언급됐다. 문우람의 기자회견으로 폭행 사건은 화두가 됐고 추후 폭행 당사자가 이택근인 것으로 밝혀졌다.

상벌위 출석 전 이택근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며 "비록 3년이 훨씬 지난 일이고, 그때 진심으로 사과하고 화해했더라도 여전히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주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선수단 분위기와 기강을 살펴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우람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고, 주위 모든 분들께도 사과드린다"며 "그러나 당시 심각한 상황의 폭행은 아니었다. 또한 나 때문에 우리 팀이 선후배간 폭행을 당연시 하는 팀으로 오해 받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택근은 "문우람과 사건 이후 넥센에서는 그 어떤 폭행 사건도 없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겠다"고 항변했다.

 

한편, 넥센은 2015년 5월 이택근과 문우람의 갈등 상황을 구단에서 인지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 6가지를 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택근이 2012시즌부터 4년째 팀의 주장으로 팀의 기강 등을 강조할 수밖에 없었던 위치였던 점.

둘째, 선수단 분위기 쇄신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외부(구단)개입 보다는 선수단의 자정 능력이라 판단함.

셋째, 구단의 적극적 개입에 의한 징계 조치를 했을 경우 이택근-문우람의 갈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수단 전체와 문우람의 갈등으로 확대될 것을 고려함.

넷째, 이택근-문우람이 이 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더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

다섯째, 당시 이택근이 2014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벽을 넘기 위해 선수단에 단합과 긍정적 분위기를 강조하며, 주장이자 최고 고참선수로 모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던 점.

여섯째. 개성 강한 선수들이 모여 하나의 팀으로 구성된 프로야구 선수단 특성을 고려한다면 징계만으로 해결했을 경우 팀을 위해 누구도 문제를 지적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란 염려가 있었음.

넥센 구단은 "당시 사건을 공개하지 않았던 구단의 판단이 부적절했다고 판단돼 상벌위에서 징계처분을 할 경우 겸허히 수용할 예정"이라며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사건 이후 선수단에서는 어떤 폭행건도 발생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고 향후에도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 면담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구단의 해명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폭행이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넥센에 대해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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