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 마천면 이상옥 전통한지 1200년 보존·계승, 경남무형문화재 한지장을 신청

[일요서울ㅣ함양 이도균 기자] 경남 함양군 마천면, 휴천면(엄천골)은 신라시대부터 최고 품질의 닥종이를 만들어 내는 생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서 1200년 이상 오랜 세월 동안 보존·계승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자랑스러운 전통문화 중 하나가 바로 지리산 닥종이(전통한지) 이다.

전통한지 만들기 @ 함양군 제공
전통한지 만들기 @ 함양군 제공

지리산 북쪽에 위치한 엄천골은 신라시대부터 천년 고찰들이 많이 창건돼 다양한 불교문화가 지금까지 전승돼 이어오고 있는 유서 깊은 고장이다. 조선시대 고승 서산대사, 사명대사도 지리산 엄천골의 고사찰에 거처하며 수행했고, 한때 고승 109명이 이곳에서 수행했다고 조선안록에 기록하고 있다. 엄천골에 위치하고 있는 고사찰로는 등구사, 금대암, 안국사, 실상사, 장백암, 벽송사, 서암, 영원사, 도솔암 등이 있으며 각 사찰마다 다양한 전통문화가 이어오고 있다.

사찰의 창건과 함께 자체적으로 종이를 만들어왔고, 사찰의 종이 제조법이 천년이상 전승돼오고 있다. 또한 사찰에서 만드는 종이는 최고품질의 닥종이로 평가 받아 왔다. 사찰의 불교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불화와 불경들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목판 인쇄술 그리고 닥종이 제조법이 자연스럽게 발달했고 최고의 닥섬유 종이로 전승돼 왔다.

지리산에서 사찰종이 제조법으로 천년이상 전승돼 닥종이를 생산하는 공방은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에 이상옥 전통한지가 유일하다. 또한 모든 원료는 지리산 자락에서 천혜의 자연을 배경으로 직접 재배 생산하며 전승자인 아들까지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닥종이 한 장을 만들기까지 100번 이상의 공정이 필요하며, 닥나무밭 토양 관리부터 퇴비주기, 잡초제거, 닥나무채취, 닥무지, 껍질벗기기, 피닥건조, 물에 불리기, 백닥만들기, 삶기, 씻기, 두드리기, 닥풀만들기, 해리, 종이뜨기, 압착하기, 종이말리기, 도침까지 모든 공정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자급자족으로 닥종이 생산하는 공방은 우리나라에 몇 곳 남지 않았으며 우리가 지켜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상옥 전통한지 공방에서는 닥종이의 주원료인 참닥나무를 매년 11월 말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채취해 약 30kg가량을 한 단으로 묶어 매회 1톤가량 닥 삶는 솥에 넣고 수증기로 8시간을 찌어내는 작업을 한다. 이 작업을 닥무지라고 하며, 닥무지를 한 닥나무는 껍질을 벗겨 햇볕이 좋은 곳에서 5일가량 말려 보관한다. 지금 이곳 공방에서는 이 작업이 한창이다.

현재 이상옥 전통한지 공방은 경남 무형문화재 한지장을 신청해 심사결과을 기다리는 중이며, 최고품질의 닥종이를 생산하기 위해 사찰 닥종이 제조법으로 전승자에게 전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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