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손흥민·황의조 훨훨 날다

박항서 베트남 감독 [뉴시스]
박항서 베트남 감독 [뉴시스]

[일요서울 | 신희철 기자] 올해 국내 스포츠계 상반기 평창동계올림픽, 월드컵 등에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좋은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하반기 야구계, 컬링계 등에서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순수해야 할 스포츠계가 각종 의혹과 비리로 얼룩진 것이다. 일요서울이 스포츠계 10대 뉴스를 골라봤다.

 

병역특례 후폭풍·폭행사건으로 얼룩진 야구계

 

1. 박항서 베트남 감독 ‘신드롬’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부임 약 1년 2개월 만에 베트남의 국부 호치민에 버금가는 영웅이 됐다. 베트남 축구는 동남아시아에서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도 밀리는 약체였다.

하지만 그가 부임한 이후 베트남은 2017년 11월 M160 CUP 3·4위전 태국 2-1 격파, 2018 AFC U23 챔피언쉽 준우승, 2018 아시안게임 4위(이는 무려 44년 만에 동남아국가가 메달권에 진입한 대기록), 2018 스즈키컵 우승 등이다. 

2. 러시아 월드컵 16강 좌절

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나마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후보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우리나라는 앞선 스웨덴·멕시코 전을 모두 패했다. 남은 독일경기에서 한국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팀은 기적적인 2-0 승리를 거뒀다. 비록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최강 독일을 완파하며 러시아 월드컵 최대 이변을 일궈냈다. 한국에게 패하며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3. SK 14.5 게임차 극복, 두산에 우승

2018 KBO리그는 대부분 두산의 압도적 우승을 예상했다. 정규리그에서 2위 SK에 자그마치 14.5게임 차이로 1위를 기록했고 설상가상 SK는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10회 연장까지 가는 총력전을 펼치며 겨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럼에도 불구, SK는 선발진의 선전과 타격에 홈런포를 앞세워 4승 2패 극적인 우승을 거뒀다. 힐만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SK를 우승시키며 세계 최초 한·일 프로야구 동시 우승 감독이 됐다.

4. 아시안게임 축구 국가대표, 극적인 ‘금메달’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U-23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가 발표됐고 낯선 ‘황의조’가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대다수 여론은 인맥축구라며 김학범 감독을 맹렬히 비난했다. 16강에서 역대 최다 우승국인 이란을 8강에서는 U-23 최강팀으로 불리는 우즈벡을 차례로 꺾었다. 결승에서는 영원한 숙적 일본과 만나 2-1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연장을 앞두고 김학범 감독은 “일장기가 태극기 위에 있는 것은 볼 수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5. 선동열 야구국가대표 감독 청문회 출석 및 자진 사퇴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 때 동시에 야구대표팀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야구팀에 대한 여론은 싸늘했다. 야구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병역특혜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오지환·박해민 등 미필 선수들을 선발했다. 비록 우승은 했지만 거듭되는 논란으로 인해 9월 국정감사에서 선동열 감독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결국 한국시리즈 이후 선 감독은 자진사퇴했다. 

6. 양의지 두산→NC...4년 125억

2018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발표됐다. 이중 두산 양의지, SK 최정·이재원 등이 최대어로 꼽혔다. 하지만 최정·이재원이 일찌감치 SK 잔류를 확정짓자 여론의 관심은 양의지에게로 집중됐다. 롯데·NC 이적설과 두산 잔류설이 연일 회자됐다. 결국 양의지는 NC로 이적했다. 4년 125억이었다. 이는 롯데 이대호의 4년 150억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큰 FA금액이다.

7. 조재범·이택근·안우진 폭행 사건 재조명 

2018년은 스포츠계 폭행 사건들이 새롭게 부각된 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심석희는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야구계도 폭행 때문에 파문이 일었다.

문우람은 “2015년 5월 내가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문우람을 폭행한 선배는 이택근으로 밝혀졌다. 최근 이택근은 KBO로부터 36경기 출장 징계를 받았고 사과 인터뷰까지 했다. 넥센의 안우진도 고교 시절의 폭행 사건이 여러 차례 논란 됐다.

8. 평창동계올림픽 ‘팀 킴’ 돌풍과 임원진 부당행위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여자컬링대표팀이 은메달을 따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11월 ‘팀 킴’은 호소문을 발표하며 그동안 김경두 전 회장, 김민정 감독, 장반석 감독에게 당한 부당 대우와 폭언 등을 폭로했다.

‘팀 킴’에 의하면 그들은 컬링 팀을 사유화하려 했으며 각종 수당 및 후원금 등 회계 처리에 대해서도 불투명했다고 한다. 이에 문체부·대한체육회·경상북도가 합동으로 김 전 회장 및 감독들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손흥민 선수 [뉴시스]
손흥민 선수 [뉴시스]

 

9. 손흥민 EPL 활약

지난 6일 유럽통산 100호골을 돌파한 토트넘 소속 손흥민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국제대회가 유난히 많았던 손흥민은 러시아 월드컵,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모두 국가대표로 참석했고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면제 혜택까지 받게 됐다.

리그 복귀 이후 지난 11월부터 약 1달 반 동안 6골을 몰아쳤다. 최근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전 세계 감독 선수 언론인으로 구성된 투표인단 투표에서 전 세계 축구선수 중 손흥민 선수를 78위에 올렸다. 한국 선수가 100위권 내에 진입한 것은 처음이다. 

10. KFA ‘올해의 선수’ 황의조

U-23 국가대표팀에 새로 부임한 김학범 감독은 파격적인 선수 선발을 했다. 무명이던 황의조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승선시킨 것이다. 이를 두고 여론과 언론은 인맥축구의 끝판이라며 연일 맹비난과 조롱을 퍼부었다.

하지만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최고의 골잡이, 탁월한 골 결정력의 사나이로 자리 잡았다. 6월 이후 28경기에서 자그마치 25골을 넣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에 손흥민을 제치고 선정됐다.

김학범 감독은 과감히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자신의 안목을 믿고 뚝심 있게 밀고나간 결과 새로운 진주를 발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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