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한마디로 기승전 ‘북한’이었다. 북한으로 시작해서 북한으로 이 한 해를 마감했다.

2017년 말까지만 해도 군사적 충돌 위기의 먹구름이 짙었던 한반도 정세가 새해 벽두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선언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로 역전됐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평화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다. 어떤 평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일단은 ‘전쟁 없는 평화’를 외쳤다. 그러자 전쟁 공포에서 벗어난 대한민국 국민들은 ‘스톡홀름 신드롬’에 빠져들었다.

평창올림픽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4월과 5월, 판문점 평화의 집과 통일각에서 남북정상 회담이 잇달아 열려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이 일었다. 급기야 6월에는 싱가포르에서 사상 최초의 미북정상회담이 개최돼 또 한 번 전 세계가 주목했다.

그리고 9월,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개선을 실천하기 위한 이른바 ‘평양 공동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논란이 되고 있는 남북군사합의가 이뤄진 것도 이때였다.

대형 외교 이벤트는 이처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숨 가쁘게 이어졌다. 그러나 가속도가 붙는 듯했던 미북 비핵화 협상은 시간이 갈수록 동력을 잃어갔다. 미국은 북한에게 선 비핵화 후 경제제재 완화를, 북한은 반대로 선 경제완화 후 비핵화를 고집하면서 교착상태로 삐져들었다.

이 와중에 미국과 북한의 ‘중재자’를 자처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는 핀잔을 들으면서까지 유럽 등지를 찾아다니면서 북한에 대한 경제완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의 그러한 눈물겨운 노력에도 국제사회는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도록 하기 위한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 성사에 올인 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청와대發, 정부發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 관련 소식만 들으면서 2018년을 보냈다.

그러는 동안 정작 자유 대한민국은 부정되어 갔다. 북한에 올인하는 동안 노조가 주인 행세하는 세상이 됐다. ‘역사바로잡기’라는 미명 하에 북한 추종 세력이 일으킨 ‘반란’을 항쟁으로 둔갑시키려는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백주에 “나는 공산당이 좋아요”라고 말하는 자가 생겨나고 민노총까지 나서서 내란선동죄로 수감 중인 이석기를 석방하라고 외쳐대는 판이었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을 비롯한 시장질서가 흔들리고 대한민국 경제는 끝없이 추락 국면을 이어갔다. 주식시장은 맥을 못 췄다. 올해 2.7% 성장마저 버거운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일손이 달려 아우성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일자리가 없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력 산업은 무너지고 투자는 얼어붙었다.

그런데도 언제까지 북한만 바라볼 것인가. 언제까지 북한에만 올인할 것인가 말이다. 북한 말고도 국내에 산적한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내 가족은 내팽개치고 남 도와주는 일이 너무 지나치면 그 가족은 가장을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2019년은 북한이 아니라 대한민국으로 시작해서 대한민국으로 마무리하는 해로 만들어야 한다. 기승전 대한민국을 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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