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A타임스 등 미국의 주요 매체들이 투수 류현진에 대해 냉정한 기사를 쓰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기에 이 같은 기사를 접하는 한국팬들이 다소 짜증을 부릴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기사에 대해 무조건 화를 낼 일은 아니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류현진을 바라볼 때 얼마든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제3자의 평가가 훨씬 객관적일 때가 많다. 그러니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간단하다. 내구성이 문제라는 거다.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야구를 좀 안다는 사람은 누구라도 류현진의 내구성에 물음표를 달 수 있어야 한다.

류현진은 어깨부상 등으로 거의 2년을 놀았다. 놀았다기 보다는 수술과 재활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해에도 그랬고, 올 시즌에서도 나름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즌 막판에 보여준 그의 피칭은 전성기를 방불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내구성 운운 하는냐고?

한번 부상당한 선수는 언제든 또다시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능성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럴 가능성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게 스포츠 세계의 현실이다. 게다가 류현진은 올 시즌 초반에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시즌의 반을 빼먹었다. 야구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은 아무리 아니라고 하고 싶어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다저스가 내년 시즌 류현진에게 1년짜리 계약을 한 것도 바로 그의 부상 경력때문이다.

이제 문제는 류현진이 내년 시즌 부상 없이 올 시즌과 비슷한 활약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이다? FA 대박을 터뜨릴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설사 내년 시즌을 부상 없이 부사히 보낸다 해도 류현진에게는 '부상에 취약한 선수(injury prone player)'라는 딱지가 늘 따라붙을 것으로 보여 구단들이 그와의 다년 계약에 난색을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니까 KBO의 외국인 선수처럼 매번 '1년 계약'을 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류현진과 다년계약을 하는 구단은 정말 엄청난 리스크를 안아야 한다. 과연 그럴 구단이 있을까?

그런데 말이다. 가끔씩은 말이다. 참 어이없지만 말이다. 내구성이 의심되는 선수와 거액의 다년게약을 하는 구단도 있다. 알면서도 속는 건지, 모르고 속는 건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런 구단들도 간혹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라든가, 시카고 컵스가 대표적이다. 텍사스는 박찬호를, 시카고는 다르빗슈를 영입해 곤욕을 치렀거나 치르고 있다. 류현진도 그렇게 계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류현진은 한국에 있었을 때도 거의 매년 이런저런 부상으로 한화 구단의 애를 태웠다.

류현진은 영리한 투수다. 강약을 조절할 줄 아는 선수다. 현명하게 내년 시즌을 보낼 것으로 확신한다. 다만, 내년 시즌이 끝난 후 다년 계약에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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