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IPL레이저 시술 통한 마이봄샘 염증 치료 주목받아

최근 한파와 함께 건조한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미세먼지가 잦아짐에 따라 안구 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뿐만 아니라 잦은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사용 등 눈을 혹사시키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현대인의 업무 특성상 안구 건조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필자 역시 건조증이 있는 편인데,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어느 날 도로를 운전하던 도중 갑자기 전방을 주시할 수 없을 만큼 눈이 시리고 눈물이 쉴 새 없이 쏟아져 차를 한쪽에 세워놓고 한참을 눈을 깜빡거렸다. 이러한 증상은 반사성 눈물인데 눈물이 너무 부족해진 나머지 눈에서 비정상적으로 눈물을 증가시키는 메카니즘 때문이다.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눈이 시려요” “뭔가 이물질이 들어간 것 같아요” “콕콕 쑤시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가 있어요”

이러한 증상들은 ‘안구 건조증의 증상’이며 동일 병명이라도 치료방법은 상이하다. 안구 건조증을 유발하는 기전과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치료에 접근해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눈이 건조한 상태라고만 생각하고 인공눈물 정도만 사용하는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상황이다. 따라서 평소에 안구건조증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안구 건조증의 정의는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연구가 지속되면서 여러번 바뀌어 왔다. 안구 건조증에 대한 대표적인 국제 연구모임인 DEWS(Dry Eye WorkShop)의 가장 최근인 2017년도 정의는 다음과 같다.

“Dry eye is a multifactoral disease of the ocular surface charateristized by a loss of homeostasis of the tear film and accompanied by ocular symptoms in which tear film instability and ‘hyperosmolarity’, ocular surface inflammation and damage. (2017 TFOS DEWS II)”

이는 “안구 건조증이란 안구 표면의 다인성 질환으로 눈물막의 항상성이 손상되며 동반되는 눈물막 불안정성과 오스몰 농도의 증가, 그리고 안구 표면의 염증으로 인한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안구 표면의 여러 가지 염증으로 인해서 눈물막의 항상성이 손상되는 게 핵심인데 이것을 되돌리는 것이 안구 건조증 치료의 중요한 부분이다”고 정의했다.

눈물 분비의 기능적 단위는 안구 표면, 주눈물샘, 눈깜빡임,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감각과 운동신경으로 구성된 통합적 구조다. 이것은 눈물막의 구성을 보존하고 각막의 투명도를 유지하며 망막에 맺히는 상의 질을 유지한다. 눈물 오스몰 농도의 증가는 눈물 분비의 감소, 눈물막 증발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눈물 표면의 상피를 손상시켜 연쇄적으로 염증반응을 일으켜 건조증을 유발하게 된다.

가장 먼저 건조증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우선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해 건조증을 유발할 만한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환경이나 습관, 약물복용력도 중요하다. 그리고 세극등 현미경을 통한 자세한 이학적 검사도 필요하다. 눈꺼풀테, 속눈썹, 결막, 눈깜빡임 횟수 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눈물막의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진단적 방법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염색액을 사용하여 안구 표면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 염색액에는 형광물질, 로즈벵갈, 리사민 그린 등이 이용된다. 쉬르머 검사는 눈물 생성을 측정하는 데 가장 흔히 사용되며 눈물 청소율 검사 역시 중요하다.

치료방법은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우선 모든 치료에 앞서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업환경이 건조하지 않게 가습한다든지, 디지털 기계의 잦은 근거리 작업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전신상태의 개선 역시 중요하여 균형 잡힌 식단, 눈물이 부족한 경우 인공눈물, 젤 같은 윤활제를 쓰는 것이 가장 기본적으로 쓰이며 다른 치료와 병행하기도 한다. 기존 눈물을 보존하는 방식으로는 누점을 막아주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며 습실안경, 콘택트렌즈 등도 사용할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은 여러 가지 염증반응에 의한 눈물막의 손상에 기인하므로 이러한 염증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될 수 있는데 사이클로스포린이나 심한 경우 스테로이드 점안약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마이봄샘염증의 경우 온찜질이나 점안 항생제 사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마이봄샘염증이 건조증의 중요한 원인으로 대두됨에 따라서 IPL같은 레이져 시술을 통해 마이봄샘 염증을 치료하고 눈물 성분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건조증을 치료하기도 한다.

안구 건조증은 안과 의사나 환자에게 있어서 중증의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좀처럼 치료가 잘 안 되는 질환이다. 또한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약을 써도 늘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치료 순응도가 높지 않은 질환이기도 하다. 질환이라는 생각보다는 관리를 해야 하는 증상이라고 접근하면 쉽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최근 우리나라에 미치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안구건조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관심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안구에 눈물이 부족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가까운 안과병원에서 눈 상태를 점검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윤호병원 안과 원장>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