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내공] 저자 신도현·윤나루 / 출판사 행성B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미디어가 급속도로 디지털화되면서 말의 의미는 퇴색되고 가벼워져 가는 문화가 만연하다. 단순히 재치만을 강조하는 말이 아닌 자신의 소양을 담은 말의 가치가 절실한 때다.

말과 화법을 능숙하게 습득하게 해 준다는 책은 수없이 출간되어 왔다. 그러나 단순한 화술이나 스피치가 아닌 심적인 근본을 바꿔 내적인 수양을 강조하는 책은 흔치 않았다. 이번에 출간된 말의 내공은 단순한 말의 화법 제시가 아닌 수양 단계에서 제시하는 성현들의 사례를 적시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적용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다.

저자 신도현·윤나루는 “말을 ‘잘한다’는 것은 단순히 화술이 능수능란한 상태를 이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해 성숙해져 있고,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여 이해하며, 어떤 상황을 읽는 안목까지 갖춘 총체적인 상태를 이른다. 그리고 그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말 공부’다”라고 밝혔다.

저자들은 젊은 인문학자다. ‘논어’ ‘맹자’ ‘순자’ 등의 기본 고전부터 알랭 바디우, 자크 랑시에르 등 서양 현대 사상가의 주요 저작까지 두루 섭렵해 이 책을 썼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말에 관한 아포리즘을 음미하고, 동서양 주요 고전들을 일별할 기회도 준다. 저자 신도현은 어릴 때부터 꾸준히 철학을 공부하면서 동서양 고전을 즐겨 읽었다. 세상을 바꾸는 근본적인 힘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고 보고 말공부를 시작했다. 수필로 등단한 윤나루는 자신의 사유가 담긴 글을 쓰고 싶어 철학을 비롯해 인문학 공부에 매진했고 책도 그 과정에서 나온 결실이다.

저자들에게 ‘말 공부’는 자신과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첫 실천이다. 말 공부 역시 자신을 수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정의한 ‘말 공부’에서도 그런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수양단계별 총 8장으로 구성되고 실전 말의 내공을 보여 준 성현들 이야기를 담은 추가 사례가 함께 첨부됐다. 전체 장은 각 일곱 개의 내용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순자의 말로 시작하는 첫 장인 ‘수양, 말 그릇 키우는 법’에서는 기본적인 언어와 소양에 대한 전반 사항을 전한다. 2단계를 전하는 장에서는 주관이 없는 사람의 말은 공허하다고 밝히면서 관점이 바 뀌는 단계의 중요성을 다뤘다. 3단계에서는 마음보다 높은 것이 지성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에 감금당하지 않으면서 좌우를 살피는 방법에 대해 독자에게 알린다.

실질적으로 말하기 단계에 들어가는 4단계에서는 창의성을 참신하게 말하는 방법에 대해 짚어주는데 공백에 주목하면서 마음이 바뀌어야 패러다임도 변할 수있다고 강조한다. 5단계에서는 말하기보다 중요한 경청의 단계를 논한다. 마음을 두지 않으면 들리지 않기 때문에 지혜롭게 마음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해와 오해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한다고 말한다. 6단계에서는 잘 묻고 대답하려면 시선을 바꾸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스로 자신을 갈고 닦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스스로의 신뢰로 부터 질문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7단계에서는 본격적인 화법 말하기 기술을 독자에게 알려준다. 중용적 말하기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전략을 쓰되 거짓은 안 된다고 강조한다.

한편 책을 출간한 출판사 행성B 관계자는 “최근 유튜브를 비롯해 미디어가 발전하며 말의 의미가 가벼워진 문화가 만연하다. 단순한 재치를 위한 언어가 아닌 자신만의 소양을 담아낼 수 있는 ‘말’이 필요하다” 라고 출간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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