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론’이 여의도 정가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최근 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의 통합얘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이와 관련, ‘이목회(二木會)’가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이목회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전직 국회의원들의 친목모임이다. ‘이목회’라는 이름에는 매달 둘째주 목요일 정기모임을 갖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6월 창립한 이목회는 우리당측에서 조성준·허운나·김성호 전의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민주당측에서 배기운·전갑길·정철기·송훈석·정범구 전의원, 그리고 지난 총선 직전 민주당을 탈당했던 박인상·설훈 전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이 모임에 참여한 인사들은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민주세력이 연합해야 한다”며 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6월 창립식에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 창구’로 알려진 문희상 의원이 참석, “우리당과 민주당은 결국 한 뿌리”라며 “장기적으로 같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양당 통합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문 의원의 발언은 ‘이목회’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이목회가 우리당과 민주당 통합의 물밑 접촉통로가 되고 있다”며 “이목회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통합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이목회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도 “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은 시급한 정치 현안문제”라며 “다만 현재 친목모임이라는 성격 때문에 대외적으로 얘기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목회’가 추진하고 있는 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에 대해서 정치권의 반응은 다양하다. “대선과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양당의 통합이 쉽겠느냐”는 의견과 “우리당과 민주당이 각자의 길을 걷게 될 경우, 둘 다 망할 것”이라는 견해가 맞서고 있다.

통합에 찬성하는 우리당 인사는 “현재 검찰수사 및 재보선 등으로 원내 과반 의석이 위협받고 있는데다 정당 지지율도 20%대에 머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거사·국보법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겠느냐”고 설명했다.통합에 반대하는 여권 인사는“분당과정과 총선을 치르면서 양당간 비방전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라며 “양당간 깊어진 골이 쉽사리 메워지기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이와 같은 상황에서 양당 통합의 가장 큰 문제는 ‘호남의 민심’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지난 6·5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호남에서 승리, 민주당내에서는 “호남을 중심으로 민주당에 대해 호의적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이 부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양당 통합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통합보다는 민주당 재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당시 재보선은 ‘인물’면에 앞선 탓”이라며 “호남쪽에서 민주당이 민심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즉 “‘반(反) 한나라당 비(非) 열린우리당’이라는 지역 정서를 등에 업은 것일 뿐이다. 결국 민주당쪽에서도 우리당과 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견해다.정가에서는 “양당간에 감정의 골을 메우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거친 후, 결국 통합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통합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목회’출신 인사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다.여권 관계자는 “이목회 참여 인사들이 우리당 핵심실세는 물론 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과도 친분이 두터운 만큼, 양당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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