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입수한 지난 6월 28일부터 9월1일까지 시행된 국회 보좌진 면직·임명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보좌관(4급상당), 비서관(5급상당)급 이상 총 139명이 면직 또는 임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의원 299명 중 62명의 의원이 보좌진의 보직이동을 실시한 것.

한 달도 못 버틴 보좌관 2명

이같은 수치는 6급 이하 직원들을 포함하면 큰 폭으로 늘어난다. 의원 62명은 열린우리당이 30명, 한나라당 27명, 민주노동당 2명, 자유민주연합 2명, 새천년민주당 1명 순이다. 이 가운데 초선의원은 34명이나 돼 재선이상 의원보다 보좌진 이동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두 달여 동안 면직된 보좌진은 60명으로 이중 보좌관이 40명, 비서관이 20명이다. 반면 새롭게 임명된 보좌진은 총 80명이다. 이중 보좌관은 53명, 비서관은 2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 내에서 비서관에서 보좌관으로 승진 임명된 경우가 9명이다.

특이한 사례도 눈에 띈다. 열린우리당 정동채(현 문화관광부 장관) 의원 등 2명의 의원은 의원실 내 보좌관과 비서관의 직책을 서로 맞바꾸기도 했다. 또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의 경우 모 보좌관을 6월 30일 면직했다 7월 29일 한 직급 아래인 비서관으로 다시 채용했다. 임명됐다 채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면직된 보좌관도 2명이나 됐다. 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은 신 모 보좌관을 7월 1일 임명한 뒤 7월 30일 면직했고,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도 이모 보좌관을 8월 7일 임명, 같은달 30일 면직했다.

국감이후 이동 폭 더 커진다?

의원실을 이동해 옮긴 보좌관도 4명이었고 이중 우리당 소속 의원실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실로 옮긴 경우도 1건 있었다. 이같은 보좌진 면직·임명 현황은 17대 국회가 6월 5일 개원한 것에 비춰볼 때 불과 3개월 사이에 많은 보좌진들이 교체된 것이란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국정감사’의 영향이 보좌진 교체에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은다. 열린우리당 A 의원실 보좌관은 “보좌관의 경우 의원의 뜻에 따라 생사가 결정 나는 경향이 많다”며 “특히 국감이 롱런의 큰 변수”라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이어 “일부 초선 의원들의 경우 10월 국감을 앞두고 벌써부터 경험있는 보좌관으로 바꾸는 사례가 눈에 띈다”며 “총선 승리후 선거에 공헌한 당직자들을 대동한 채 국회에 입성하지만 국감이라는 큰 사안을 앞두고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좌진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기는 국감이 끝난 이후다. 열린우리당 B의원실 보좌관은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국감이 끝난 이후에 많은 보좌관들이 국회에서 떠나곤 했다”며 “이번에도 그럴 것으로 보이며 선거캠프에서 함께 입성한 이들이 떠나는 사례가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의원들에겐 국감이 보좌진의 능력을 재는 잣대가 된다는 것. 결국 오는 10월 국감이 17대 국회에 입성한 보좌진의 명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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