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0대 남성’이 문재인 정부하에서 20대 여성보다 대통령 지지율이 월등하게 낮은 것에 대해 ‘젠더 이슈’를 던졌다. 문 정부하에서 벌어진 ‘미투운동’ 흐름에 남성들이 불편해 하고 특히 20대 여성들에 비해 남성들이 더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지지율이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2030세대의 지지율의 추락 원인은 단순히 젠더 문제뿐만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정확할 것이다. 공정한 게임을 즐기듯 공정한 사회를  최우선시하는 2030세대가 공공기관내 특혜 채용이 비일비재한 현실을 보며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남북아이스하키팀 단일팀 구성에 2030대가 형평성 문제를 들고 반발한 바 있다. 이념보다는 공정성 여부에 민감한 세대다. 또한 공공기관의 고용세습 문제가 터졌을 때도 2030세대는 현 정권에 대해 무더기로 지지를 철회했다.

최근에는 집권여당 소속의 친노·친문 핵심 의원인 김정호 의원의 ‘공항 갑질’ 대상이 20대 직원임을 알려지면서 분노는 더 커졌다. 4050세대는 70년대생으로 사회의 변혁기에 한 가운데 서 있던 세대다. 60년대 태어나 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세대와 ‘신세대’로 통하는 90년대생 사이에 낀세대다.

그런 4050세대는 이제 학부모가 된 상황이다. 젊었을 때는 ‘부조리’에 저항한 60년생인 선배 세대와 함께했지만 나이가 들어 경제 문제가 삶의 문제로 다가오면서 서서히 변하고 있다. 한마디로 ‘생활보수’가 됐다. 또한 문 정부 집권 초 부동산 폭등으로 전전긍긍했고 교육 격차, 임금 격차로 인해 고민하는 소시민으로 바뀌었다.

하루하루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2030세대와 마찬가지로 남북문제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최대 화두다. 전통 보수세대인 6070세대는 ‘촛불정권’이라는 문 정부에 맞서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세대로 변했다. 과거 ‘구들장 보수’라는 비유처럼 안방에서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소리를 냈지만 지금은 어느 세대 못지않게 유튜브에 열광하고 종편을 시청한다.

문자정보 세대지만 동영상을 선호하고 현장을 누비며 적극적인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진보정권이다. 진보진영의 대표선수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런데 전 세대를 막론하고 보수화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고 있다. 세대별, 직업별, 성별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에 대해 원인을 분석하고 해법을 찾을 때가 됐다. 촛불로 대변되는 세력만을 보고 적폐청산에 몰두한 게 아닌지, 야당을 협치의 대상이 아닌 정적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유시민 이사장의 말처럼 이 정부가 20대 남성을 차별하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은 아닌지, 신년을 맞이해 돌아봐야 한다.

기해년 황금돼지해에는 남녀노소, 이념, 직업, 빈부를 떠나 차별 없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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