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동행’이란 프로그램이 있다. 질병이나 실직, 파산 등으로 갑작스럽게 가난의 굴레에 갇힌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펼쳐지는 프로그램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물짓게 한다.

프로그램 중에 가야산 국립공원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아들을 키우고 있는 신충재 씨의 지난해 방송을 잊을 수가 없다. 글을 쓰지도 읽지도 못하는 지적장애인 신충재 씨는 늘 환한 미소와 성실한 모습으로 화장실 청소 등 가야산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천사라고 칭찬하는 사람이다.

숙제를 며칠 미뤘다가 할머니에게 혼나 삐쳐 있는 아들 인성에게 신충재 씨는 “기분 나쁘면 안 돼. 기분 나쁘면 나쁜 사람 돼.”라고 말한다. 비록 글을 몰라 이성적인 능력은 부족하지만 영혼의 충만함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신충재 씨가 그 어떤 지식인보다 지혜롭다는 것을 아들의 나쁜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해 해 준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기분이 나쁘면 나쁜 사람이 된다. 기분이 나빠지면 미움과 분노, 원망의 감정이 쌓이면서 타인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영혼의 충만함이 메말라 나쁜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기분이 좋으면 어떻게 될까? 기분이 좋으면 행복한 사람이 된다.

행복한 사람은 더 자주 좋은 기분을 느끼는 사람이다. 이처럼 기분이 좋고 나쁘냐에 따라 삶의 행복과 불행이 결정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기분이 지금 어떤지를 유심히 알아차리고, 현재보다 기분이 좋아지도록 생각을 바꾸거나 기분을 전환시키는 음악을 들을 필요가 있다. 꼭 음악이 아니어도 산책과 명상 등을 통해 영혼의 충만함을 채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은 물론 그 사람의 능력과 잠재력, 창조적 영감, 혁신적 발상, 상상력, 감수성 등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절망과 무기력함, 우울함이 느껴질 때 삶이 원망스럽고 미래가 희망이 없는 것처럼 생각되지만 기분이 좋아져 긍정적 기대와 희망이 느껴질 때 미래가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어떤 일을 할 때 두려움과 걱정을 느낀다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그 일을 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기분이 좋아져 재미와 즐거움, 열정을 느낀다면 자신감이 샘솟고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한 영감과 아이디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기분이 조금 더 좋아져 환희와 경이로움을 느낄 때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자신의 행복과 풍요를 위해 벌어지는 일이라고 생각되면서 세상을 크게 변화시킬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기분이 더 좋아져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삶 자체를 기적으로 생각한다. 삶을 있는 그대로 감사하게 여기고 매 순간이 축복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모든 것이 바로 기분이 변하면서 생기는 일들이다. 기분을 좋아지면 에너지 수준이 높아지면서 그에 어울리는 재능과 창의성이 깨어난다. 기분은 현재 자신의 에너지 수준이 어떤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분이 좋아질 때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숨어있던 능력이 솟아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2019년이 시작됐다. 우리 모두를 기분 좋게 하는 음악인 그룹 아바(ABBA)의 ‘댄싱퀸’을 들으며 좋은 기분을 만끽해 보자. 그 기분을 잊지 말고 가슴에 새겼다가 기분이 나빠질 때마다 불러내자. 삶이 분명 달라질 것이다. <음악치유가 이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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