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일산화탄소 누출사고로 일가족이 쓰러졌으나 119구급대의 사전 대비와 신속한 대응으로 큰 인명 피해를 막았다.

4일 전남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6분경 고흥군 한 휴게소 주차장에 정차한 캠핑카 안에서 가족들이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캠핑카 안에 쓰러져 있던 A(77)씨 등 5명을 밖으로 옮긴 뒤 응급조치를 했다.

경상으로 분류된 B(60)씨 등 4명은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상태가 위중했던 A씨는 '고압산소치료기가 있는 큰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의료진 소견을 받았다.

119구급대는 곧바로 고압산소치료장비를 갖춘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환자 이송사실을 알리고 소방본부 항공대에 구급헬기 출동을 요청했다.

최초 신고접수 1시간 30여분 만인 이날 오전 833분경 A씨를 태운 구급 헬기가 이륙했다.

이후 20여분 만에 대학병원에 이송된 A씨는 고압산소치료를 받으며 의식을 회복하고 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B씨 등 4명도 의식과 호흡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차량 내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농도(20ppm) 대비 18배 높은 360ppm으로 측정된 점을 토대로 가스연료 난방장치에서 일산화탄소가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가족인 이들은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캠핑카를 이용해 여행을 다니던 중 차 안에서 잠이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승 전남도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장은 "높은 일산화탄소 농도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 다행이다"면서 "고압산소치료기 보유 병원을 파악하는 등 가스중독 사고 대비 훈련의 성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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