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지난 11월 1일자로 복귀했다.

금호아시아나측은 보도 자료를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춰 진행 중인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영업실적 호전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탄력을 받게 됐다”며 “박 회장의 경영복귀는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 줄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등 산적한 현안을 앞두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안팎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난 지 15개월만의 복귀라는 점에서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조직 내에서도 무리한 확장과 차입경영 등으로 그룹을 위기로 내몬 오너 일가들이 다시 경영에 복귀하는데 대해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워크아웃 당시 박 회장이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주식 지분 외에 실제 부동산 등의 출연금액이 5억 원 남짓에 불과해 생색내기에 그쳤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금호타이어지회 강정호 사무국장은 “박 회장은 우량기업인 금호를 워크아웃으로 이끈 장본인”이라며 “그럼에도 금호고속 김성산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의 최근 인터뷰나 일부 지역상공회의소에서의 발언을 통해 박 회장의 경영복귀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채권단에서도 이를 묵인 또는 공감하는 듯 한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오너일가가 경영에 복귀할 경우 그간 황제경영에서 불거졌던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며 “자본과 경영을 분리한 독립경영, 즉 전문경영인이 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측은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박 회장의 복귀를 조용히 했다. 특별한 행사도 없이 조용히 복귀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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