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KB국민은행 노사가 19년 만의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7일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이번 협상이 불발될 경우 은행 파업이 불가피해 고객 불편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허인 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 노사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4시까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했으나 주요 쟁점을 놓고 진통이 계속됐다.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현안은 성과급 지급 규모,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제도 등이다.

사측은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의 진입 시기를 만 56세로 맞출 것을 제시하며 각 1, 0.5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부점장급의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은 5년으로 팀장·팀원급(4.5)보다 0.5년 더 긴 상황이다. 반면 노조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를 똑같이 1년 연장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페이밴드 제도와 관련해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411월 신입 행원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페이밴드 제도를 도입해왔다. 사측은 이원화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에 전직원 도입을 주장했다가 현행 유지 쪽으로 한 발 물러났지만, 노조는 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성과급 부분에 대한 이견도 크다. 노조는 기본금 3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주장하고 있고, 사측은 당초 ROE(자기자본이익률)10%를 제시했으나 200%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제안한 상태다. 이밖에 중식시간 보장 등을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의 총파업 참여를 두고서도 극심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파업 당일 참가직원의 근태를 '파업참가'로 등록하라는 사측의 지시에 노조는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 경영진 54명은 총파업이 강행되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허인 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도 했다.

이렇듯 노사가 총파업 임박이라는 상황까지 치닫는 데에는 노조와 경영진간 반복된 갈등과 불신 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사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연임,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 국민은행 채용비리 의혹 수사 등의 과정에서 수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다만 마지막 타결 가능성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양측 지도부는 물밑협상에 들어간다.

노조가 이날 저녁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 계획인 가운데 오전부터 이뤄지는 이번 협상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총파업 돌입시 고객 불편은 물론 부정적 여론이 커질 수 있는 점 등을 감안해 극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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