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家)의 모태기업'인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입찰이 15일 마감된다. 이로써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간 치열한 신경전은 일단락된다.

현대차그룹은 본 입찰 당일에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과감한 광고 전략을 전개해온 현대그룹 역시 차분한 모습이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가격을 둘러싼 싸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이날 양측이 적어내는 인수가격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건설과 한국경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현대건설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인수자금의 건전성에 대한 공정하고 면밀한 평가가 있길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그룹은 "무조건 현대건설을 인수한다는 생각으로 입찰에 임할 것"이라며 현대건설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시장은 현대건설 인수가를 3조5000억~4조원대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업계에 알려진 대로 막강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도 그동안 자금 끌어 모으기에 총력을 쏟았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의 경우, 올 3분기(7~9월)에만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에 비해 6960억원 늘어난 8조580억원에 달한다. 차입금 2조153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5조9050억원이다.

기아차 역시 올 3분기까지 현금성 자산이 2조24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120억원이 늘었다. 현대모비스는 1조436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기존 보유 자금 1조5000억원에 계열사 현대상선 등을 통한 유상증자, 기업어음, 회사채 발행 등으로 2조원 가량을 조달했다.

전략적투자자로 끌어들였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그룹이 최근 인수전 하차를 밝혀왔지만, 동양종합금융증권,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등을 투자자로 끌어들여 1조원 가량을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다소 현대차그룹에 우세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막강한 현금 보유 능력과 비가격 요소 면에서도 현대그룹 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전히 '돌발 변수'가 나타날 가능성은 남아있다. 현대그룹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추가 자금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부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측 관계자 역시 "알려진 자금이 전부가 아니다"며 "인수 자금은 충분히 마련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인수 후 비전과 시너지 등 그동안 밝히지 않았던 발전전략도 입찰서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단은 이날 본 입찰을 마감하고 이르면 16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본 입찰 자료만 해도 박스 5~6상자 분으로 검토할 자료가 한 가득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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