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을 초래했던 '옵션 만기일 쇼크'의 배후를 놓고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단일 외국계 펀드가 1조6000억원의 대규모 매도차익거래에 나서면서 코스피가 급락, 국내 금융시장을 단숨에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889억원의 손실로 회사의 존립이 위험해졌다. 거래를 중개했던 하나대투증권 역시 760억원의 증거금을 받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대량 매도에 나선 실계좌주가 유럽계 자금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도이치증권을 통해 거래되는 자금이 대부분 유럽계 자금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유럽계 쪽에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도이체방크 런던법인이 도이치증권 창구를 통해 차익거래 주문을 체결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당국은 도이체방크 계좌에 다수의 계좌가 얽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매도 주체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체방크와 함께 도이치증권을 주로 이용하는 유럽계 투자은행(IB)이 배후라는 설도 있다. 투자은행들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됐을 때도 도이치증권을 매도 창구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계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화 매매를 이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대규모 시스템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유력하지만 이번 코스피 폭락 과정에서는 복잡한 시스템 매매기법과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특별조사반을 편성해 특별 심리에 착수했다. 아울러 금감원도 조사역을 파견해 발생 원인을 규명하고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정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불공정거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외국 국적의 자금 출처를 하루 이틀 만에 밝힐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국제공조를 통해 모든 가능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옵션거래에서 889억원의 손실을 낸 와이즈에셋자산운용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대주주의 자금이 일부 포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투자 원금 뿐만 아니라 손실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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