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점주들의 하소연
이마트24 점주들의 하소연
  • 김은경 기자
  • 입력 2019-01-09 16:03
  • 승인 2019.01.1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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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가맹 사업, ‘제 살 깎아먹기’ 논란
이마트24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신세계그룹이 자체 브랜드 전문점인 ‘노브랜드’를 가맹사업화 하면서 이마트24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점주들은 이마트가 노브랜드 점포를 확대해 이마트24의 영업지역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마트24에서 기존에 판매하던 노브랜드 상품을 점진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마트24가 점포 개설 과정에서 점주들에게 노브랜드 상품을 주력상품으로 홍보했으면서도 정작 제품 철수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주들은 같은 브랜드 내에서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경쟁을 붙인 것도 모자라 일방적으로 제품 철수를 결정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가맹점주들 “노브랜드 매장, 이마트24 영업지역 침해 심각” 
편의점서 노브랜드 제품 철수...일방 통보에 점주들 뿔났다

이마트가 편의점 이마트24 가맹점주들과 생존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은 노브랜드 전문점의 가맹사업 개시로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을 무색하게 하는 상권 침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를 향해 자율규약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17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노브랜드 정보공개서 등록하고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이마트는 2016년 노브랜드 전문점 사업을 처음 시작해 직영점으로만 점포를 운영해왔다. 점포 수는 지난해 84개, 현재 200여 개까지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상품 가짓수가 중복되는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 간의 갈등이 촉발됐다. 지난해 말 인천의 한 이마트24 가맹점과 같은 건물에 노브랜드 직영점이 문을 열면서 부터다. 

서울시에서는 지난해 8월 30일 편의점 매출의 40%이상을 차지하는 담배소매인 지정거리를 100m이상으로 강화하는 계획을 발표해 간접적으로 과당출점경쟁을 완화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자율규약 잉크 마르기도 전에...

이에 주요 6개 편의점 본사들은 지난해 12월 4일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하에 서울시 담배인 소매 지정거리를 반영한 근접출점 제한 규정을 담은 편의점 자율규약안을 선포하고 이행약속확인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이날 체결된 편의점 업계 자율규약은 담배 판매점 제한 거리를 준용해 50~100m 거리 내 출점을 금지하고 있다.

문제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 데다 업태도 편의점이 아닌 기업형슈퍼마켓(SSM)에 가까워 자율규약에 해당되지 않아 근접 거리 내에 점포를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종열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자율규약의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마트24의 근접출점은 계속됐고, 편의점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며 “이마트가 유사 편의점인 노브랜드를 앞세워 영업구역을 침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마트24와 신세계는 홈페이지에 ‘경영주와 함께 상생하는 참 다른 편의점, 이마트24’를 내걸고 예비 편의점주들에게 창업 안내를 하고 있지만 물밑으로는 끊임없이 편의점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노브랜드 없는 이마트24 웬 말”

이마트24가 노브랜드 제품을 편의점 점포에서 철수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노브랜드 제품 효과를 기대하고 사업을 시작한 이마트24 가맹점주들은 타 편의점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려 수익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본사가 점주들에게 제품 철수 조치를 사전에 공지하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7월경부터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상품을 점진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했으나 최근까지 점주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공지하지 않았다. 

이마트24 한 점주는 “과자 등 노브랜드 제품은 실제로 잘 팔렸다. 그런데 노브랜드 점포를 따로 내는 것도 모자라 점주들에게 공지도 없이 제품을 철수한다고 하니 노브랜드 없는 이마트24가 웬 말이냐”며 “점포 개설할 때는 고객들이 노브랜드 제품을 많이 찾을 거라고 차별화 된 제품인 것처럼 홍보하더니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실제로 이마트24 내 노브랜드 상품 종류는 지난해 186개에서 올해 상반기 163개, 10월에는 136개까지 줄었다. 매출 구성비도 지난해 2.8%에서 올해 7월 2.5%, 지난달에는 1.9%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24 측은 “노브랜드 제품이 편의점과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더 좋은 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한 결정이다. 점주들과의 소통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면 적극 알리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