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뉴시스]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전·현직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현직 지도자, 빙상인으로 구성된 젊은빙상인연대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 외에 성폭력 피해 선수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심석희가 용기있는 고발을 했다. 자신을 가르쳐 온 코치(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10대 때부터 상습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라며 "참담하고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석희의 용기있는 증언이 또다시 '이슈'로만 끝나서는 안된다"며 "과연 심석희 혼자만이 성폭력의 피해자겠는가. 꾸준히 빙상계의 고질적인 병폐와 비위를 조사해 왔다. 조사 결과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성폭행과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젊은빙상인연대는 "그간 선수들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오히려 고발이 선수들에 대한 2차 피해와 보복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심석희의 용기있는 고발을 통해 누군가 큰 고통을 안고 숨 죽여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선수를 보호하고, 진정한 빙상 개혁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피해 선수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이야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젊은빙상인연대의 박지훈 자문 변호사는 "심석희 외에 많은 성폭력 피해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 중 두 명의 선수들은 용기를 내기로 했다"며 "이들 2명의 선수들은 현역 선수들이고, 피해자는 조 전 코치가 아닌 다른 지도자"라고 전했다. 

이어 "젊은빙상인연대와 피해 선수들이 이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고발이나 고소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만 17세이던 2014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불과 한 달 여 앞둔 지난해 1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체육계에 충격을 안겼다. 

조 전 코치는 이미 지난해 1월 중순 심석희를 주먹으로 수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9월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조 전 코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선고 공판은 오는 1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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