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을 큰 폭으로 인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 내부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종료된 2018년 회계년도에 대한 쿡 CEO의 전체 보상은 전년 전년 대비 22% 증가한 1570만 달러(약176억원)를 기록했다.
쿡 CEO는 이사회가 정한 재무 목표치를 초과 달성해 1200만 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받게 되면서 연봉이 크게 뛰었다. 애플은 2018 회계년도에 매출 2656억 달러, 영업이익 709억 달러를 기록해 목표치(매출 2640억 달러, 영업이익 700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쿡 CEO의 지난해 연봉은 애플 직원 평균의 283배에 달한다.

애플 직원의 평균 중위 연봉은 5만5426 달러(약 6220만원)다. 페이스북(24만430 달러)이나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19만7000 달러)보다 훨씬 낮다. 애플은 소매점 직원들의 비중이 높아 중위 임금이 낮은 편이다. 창고 노동자들이 많아 중위 연봉이 3만 달러에 불과한 아마존과 비슷한 경우다.

실적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에서 CEO 연봉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지난 1월 애플은 회계년도 1분기(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매출액 전망치는 890억~93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낮췄고,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은 38.5%에서 38%로 내렸다.

이후 애플 주가는 급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약 2개월 동안 주가는 30% 넘게 하락했다. 애플은 중국의 경제 둔화와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줄어든게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애플이 지난해 11월부터 아이폰 판매량 보고를 중단한 것도 양적 성장기가 끝났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제프 크왈 노무라 애널리스트는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바꿀 때 비싼 아이폰보다는 더 저렴한 기기를 선택하면 기기당 매출도 점점 줄어들 수 있다"며 "판매 감소는 간단히 볼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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