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뉴시스

[일요서울홍준철 기자] 청와대발 비서진들의 기강해이가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감반원이었던 6급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청와대와 법적 공방이 진행중인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5급 전직 사무관이 폭로로 기재부 장관이 나서서 해명하는 등 문재인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재작년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임명된 이후 청와대 5급 인사행정관이 카페로 불러내 장성 인사에 대해 자문을 받은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날 하필 군 인사관련 자료를 인사행정관이 분실해 청와대에서 책임을 물어 직을 그만둔 사실도 드러났다. 청와대의 기강해이의 민낯이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셈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경위로 자료를 분실했고 잃어버린 자료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단지 최근 정의당 소속 김종대 국방위원이 자료 분실관련 처음에는 술집에서 분실했다고 주장했다고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장소를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전 인사 행정관은 청와대 자체 조사에서 차를 타고 가다 담배를 피우러 잠시 주차하고 자료를 뒀다가 잃어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주장과는 다르다. 청와대에서도 술집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버스정류장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청와대는 함구하고 있다.   

인사자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청와대는 국방부나 청와대 공식문건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행정관이 임의로 만든 자료라고 했다. 군 인사관련 민감한 자료라는 정도만 추측되고 있다.   

문제는 공교롭게도 당시 육군참모총장과 인사행정관의 만남을 주선한 심모 준장이 도마위에 올랐다. 당시 청와대 파견중이던 심 준장은 계급이 대령이었고 그 해 별을 달았기 때문이다.

4개를 단 육군참모총장과 5급 인사행정관의 만남이 적절했는 지는 관점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 청와대에서는 못 만날일 없다는 반면 야당에서는 “34세의 청와대 행정관이 육군참모총장을 불러낸 것은 블랙코미디라고 공격했다.   

하지만 인사수석이나 인사비서관이 일정 탓으로 시간이 없다면 상급자를 대신해 5급행정관이 못 만날 일은 아니다. 국회 보좌진도 4급도 있고 5급도 있지만 의원을 대신해 장차관을 비롯해 청와대 고위인사들과 차한잔 하면서 업무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김 육군참모총장이 국방부 개혁에 따른 특권 내려놓기를 위해 이등병들과 셀카를 찍을 정도라면 인수위없이 바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청와대 인사행정관의 만남 요청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남은 의혹은 어디서 잃어버렸고 어떤 내용의 자료를 분실했는 지다. 청와대 해명처럼 임의자료를 분실한 것에 대해 책임을 물어 사퇴를 시켰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자료가 pc에 남아 있고 공식문건도 아닌데 어렵게 청와대에 입성한 행정관을 6개월도 안돼 불명예스럽게 퇴진시킨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어디서 분실했는 지, 분실후 대처는 어떻게 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만약 군 인사관련 민감한 자료가 3자의 손에 들어가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었다. 군 관계자 손에 들어갔다면 더욱 큰 문제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자료를 분실한 사실을 인지하고 자료의 행방을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 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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