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환경 파괴’ 산천어 축제 반대하는 사람들
‘동물학대’ ‘환경 파괴’ 산천어 축제 반대하는 사람들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9-01-11 16:55
  • 승인 2019.01.11 17:08
  • 호수 1289
  • 27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집단 살상 현장이 글로벌 육성축제라는 것은 ‘어불성설’”
[사진=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제공]
[사진=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제공]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5일 국내 최대 동물 축제로 불리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이하 산천어 축제)’가 강원도 화천군 일대에서 개막을 알렸다. 축제 개막일인 지난 5, 이른 아침부터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산천어 축제는 영국과 중국의 규모 높은 언론사의 주요 기사로 보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흥행 구도로 흘러가는 산천어 축제를 반대하는 시민들도 있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반기를 들며 개막일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과연 이들이 산천어 축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날에만 14만 명 찾아 북새통···축제장 한편에선 반대 목소리

산천어, 인공 양식한 외래종?···화천군 내수면 양식도 1차 산업

지난 5일 산천어 축제 개막 첫날 방문객은 143869명으로, 외국인은 7173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개막일 133480명 관광객 수보다 1389명 많은 수준이다.

개막 이틀째인 6일에도 주최 측 잠정집계 12만 명이 찾은 것으로 나타나 주말 이틀간 총 263800여 명이 모려 북새통을 이뤘다.

올해로 16째를 맞는 산천어 축제는 지난 2003년 첫 축제 이후 2006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게 찾는 대표적인 겨울 축제다.

개막일 당시 축제의 대표 이벤트인 산천어 맨손잡기장은 시작 전부터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날 오후 6시 축제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최문순 화천군수를 비롯한 신금철 화천군의장, 최인석 화천경찰서장, 김혁수 육군 2군단장 등 각계 인사와 군민들이 참여해 공식적인 축제 시작을 축하하기도 했다.

다양한 개막식 축하 공연 후 개막선포에 이어 오후 7시부터는 축제장 출렁다리 일대에서 폭죽과 나이아가라 불꽃쇼가 펼쳐졌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온갖 중복규제로 변변한 공장이나 산업기반이 전문한 화천군에서 산천어축제는 정말 소중한 자산이라며 이번 축제에서도 최고의 콘텐츠로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의 장이 열린 가운데 축제장 한편에는 산천어 축제를 반대하는 산천어 살리기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5개 동물환경 단체 모여

동물을 위한 행동’, ‘동물해방물결’, ‘시셰퍼드 코리아’, ‘생명다양성재단’, ‘동물구조119’ 등 동물환경 단체의 연합인 운동본부는 지난 5일 산천어 축제 행사장에서 축제의 잔혹성과 환경 문제를 지적하며 반대 시위를 열었다. 산천어 축제가 열린 이후 첫 시민행동이다.

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 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차례 수상한 화천 산천어 축제는 사실 한국 최악의 축제 중 하나다라고 운을 뗐다.

이들은 산천어 축제를 반대하는 이유로 동물학대’, ‘외래종 인공 유입으로 인한 환경파괴’, ‘비교육적 행동등을 꼽았다.

운동본부는 우선 동물학대에 대해 “2km에 걸친 얼음 벌판 축제장에 뚫린 구멍만 수천 개다. 축제 전까지 굶긴 약 76만 마리 산천어들은 도망가지 못하도록 쳐놓은 테두리 속에 갇혔다가 잡혀 죽는다. 운 좋게 살아남아도 굶고 상처가 곪아서 이내 폐사되고 어묵공장으로 직행한다면서 생존을 위해서도 아닌, 오로지 유흥을 위해 수십 만의 생명이 단 몇 주 안에 죽어나가는 해괴한 이벤트다. 인간들이 축제라고 부르는 이 동물 지옥은 집단 살상의 현장과 다름없다라고 실태를 고발했다.

비교육적이라고 표현한 까닭은 무엇일까. 운동본부는 산천어 축제는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아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동물 학대를 체득하게 된다. 맨손 잡기 등의 비교육적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다루는 법, 고통을 느끼는 존재를 입에 물고 자랑스럽게 기념사진을 찍는 법이라며 이렇게 우리의 아이들은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한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미 무수한 과학 연구들이 어류도 고통을 지각한다는 사실을 증명했고, 세계적으로 식용의 경우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인도적 도살기준을 마련하는 추세임에도 이런 인식이나 고려는 전무하다면서 축제 기간 동안 계곡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산천어의 아름다움이 음미되는 시간은 1초도 없는 대신, 잡은 즉시 15분 안에 생선을 구워먹을 수 있다는 즉물적 충동질만 넘쳐난다고 힐난했다.

이들이 외래종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산천어가 화천에 자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운동본부는 화천 지방에서 살지도 않는 동물을 억지로 공수해 놓고 지역축제라는 타이틀을 내세우며 지역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양식산 상위 포식자인 산천어는 미래 양식의 재앙으로 문제시되는 생사료(양식용 사료로 사용하는 수산동식물)’에 의존한다. 결과적으로 해양 생태계에 큰 부담을 준다. 이처럼 아까운 생명의 낭비를 조장하는 행사는 미래를 생각했을 때 반생태적이고 지속 불가능한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맨손 잡기부터 중단해야

운동본부 단체 중 하나인 동물해방물결관계자는 지난 10산천어 축제는 대한민국 축제 중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하면서 학대하는 대표적인 축제라며 우리가 실제(현장에서)로 봤을 때 맨손 잡기나 얼음낚시에서 나온 물고기(산천어)들을 그냥 바깥에다가 방치해 놓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아이들이 물고기가 죽어가는 상황을 보면서도 무감각해지는 것을 어른들이 가르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교육동물학대환경파괴 적인 이유 등으로 좋지 않다고 봤다. 좋지 않은 축제임에도 문체부 지정,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축제였다. 이번에는 글로벌 육성축제로까지 상향 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행태를 보이며 대한민국 축제를 대표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천군에 바라는 점으로는 큰 틀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을 동원하지 않는 것이다. 생태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축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축제 등으로 재검토해서 전환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리(운동본부)는 환경과 동물단체가 연대로 이뤄져있는데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이 가장 먼저 맨손 잡기 프로그램부터 전면 중단하라는 점이다. 훨씬 더 인도적이고 좋은 축제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여러 지적에 대해 화천군 관계자는 지난 10양식한 것을 가져와서 (축제를) 한다는 얘기를 (운동본부에서) 했지 않느냐. 내수면 양식도 농업축사산업이나 똑같은 1차 산업이라며 “(화천천 수질 오염 우려와 관련해서는) 강원도에서 이번 축제를 앞두고 수질검사를 했는데도 굉장히 청정한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동물환경 단체들과 연계해서 진행했으면 한다는 운동본부의 의견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 입장이 정리되는대로 밝히겠다고 답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