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율 ‘절반’ 수준 감소했지만 市 지원도 ‘대폭’ 감소

서울시는 2014년부터 임금협정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법인택시업체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시작했다. 서울의 한 택시업체에서 시 관계자가 택시 카드단말기 부착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2014년부터 임금협정서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법인택시업체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시작했다. 서울의 한 택시업체에서 시 관계자가 택시 카드단말기 부착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2019 기해년 신년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일까. 지난해에도 실마리조차 풀지 못한 민생·경제. 해가 거듭될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국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신년 경제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당장 먹고사는문제가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된 이유다.

일요서울은 생활경제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기획 대신 물어봐드립니다를 연재한다. 이번 호는 택시 카드 결제 수수료율 인하의 실효성에 대해 짚어 봤다.

서울 시내 택시 요금 카드 결제율 70% 돌파시스템 정착화
택시업계 부담은 지속대행사 수수료’·‘지원 예산 감축원인

지난해 8월 발표된 바에 따르면, 서울 시내 택시 요금 카드 결제율이 70%(법인 71%개인 69%)를 돌파했다. 201250.3%로 처음 현금 결제 비율을 앞지른 후 201358.8%, 201459.2%, 201562.2%, 201667.4% 등으로 급증했다. 2007년 약 3.5% 수준이었던 것이 10년 만에 20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카드 결제 금액도 20081344억 원에서 201111310억 원으로 처음 조 단위를 넘겼고, 20152765억 원, 201622364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카드 결제 시스템이 정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님이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려고 하면 택시 기사들의 눈치를 보거나 핀잔을 듣는 경우가 허다했던 제도 도입 초기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카드 결제 시 개인택시사업자들이 떠안았던 수수료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서울시 택시 72000대는 대부분 한국스마트카드의 단말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택시사업자들은 고객이 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일부를 한국스마트카드에 수수료로 지불했다. 기존 수수료율은 개인 1.5%, 법인 1.6% 수준이었다. 만약 손님이 약 10만 원의 요금을 지불하면 이 중 1500원을 수수료로 내야 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발표된 정부의 카드수수료 종합개편 방안에 따라 오는 1월 말부터 개인택시 사업자는 우대수수료 혜택을 적용 받게 됐다. 개인택시사업자의 매출액이 연 3억 원 이하면 0.8%의 카드수수료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개인택시사업자의 평균 매출액을 고려하면 사실상 모든 개인택시가 혜택을 보는 셈이다.

택시, 우대수수료 혜택
1.5%0.8%로 인하

다만 택시업계의 체감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율이 1.5%에서 0.8%로 낮아져도 한국스마트카드 등 결제대행업체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를 크게 체감할 수 없다는 게 개인택시사업자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서울시가 택시 요금 카드 결제 활성화택시업계 지원을 명분으로 매년 지원해 온 170억 원대의 재정 규모를 대폭 삭감한 것도 업계의 불만이 터져 나온 이유다.

서울시는 앞서 택시 요금에 따라 카드결제 수수료를 개인택시사업자 대신 내주는 택시요금 카드 수수료 지원을 위한 조례를 제정해 카드 결제 수수료를 지원했다. 기본요금에 가까운 요금의 경우 택시사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신 수수료를 내줌으로써 택시사업자의 카드결제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개인택시의 경우 지난해 오전 10~오후 6시 운행 중 5000원 이하 택시 요금에서 발생하는 카드 결제 수수료는 서울시가 대신 내줬다. 나머지 시간에는 1만 원 이하 택시비의 카드결제 수수료를 서울시가 대신 내줬다. 사실상 택시를 많이 타는 시간인 오후 6시부터 오전 10시 이전까지는 1만 원 이하 택시요금의 수수료를 서울시가 내준 셈이다.

올해 택시비 인상 단행
지원 예산 56억으로 감축

해당 제도는 당초 ‘2년 기한이었지만 3차례에 걸쳐 조례를 개정해 2019년까지 지원 기간이 연장됐다. 매년 약 11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특히 카드 결제율이 높아질수록 지원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이 불가피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도가 정착됐고 정부 부담에 따라 수수료 부담이 일정 부분 해소됨에 따라 예산안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여기에 올해 택시비 인상까지 단행되며 서울시는 관련 예산을 56억 원으로 대폭 축소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운행이 부족한 시간에 카드결제 수수료를 지원해 운행을 늘리려는 취지였던 만큼 취약시간대인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가 1만 원 이하 택시비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 시간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업계의 부담은 제자리걸음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개인택시 운전사 A(서울 노원구)손님들은 수수료가 큰 금액도 아닌데 왜 그렇게 우리(택시 기사들이)가 민감하게 반응하냐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하된 0.7%만큼의 수수료만 생각하면 그럴 수 있지만 현금 결제가 보편화돼 있을 때 내지 않아도 되던 걸 내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여전히 택시 기사들이 카드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이유라고 불평했다.

또 다른 개인택시 운전사 B(서울 서초구)시가 지원해주던 돈(수수료)이 크게 줄어들고 우리가 내야 할 수수료가 조금 낮아지면 결국 부담은 똑같다수수료 낮아진다고 좋아하는 기사를 본 적 없다. 크게 실감도 못 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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