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에서 임은수가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7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 선수권대회에서 임은수가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펼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201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낸 임은수(16·한강중)가 연기를 마친 직후 눈물을 쏟았다.

'클린 연기'를 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 아니었다. 큰 부담을 안고 대회를 치른 터라 홀가분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임은수는 13일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제73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1그룹 프리스케이팅에서 127.06점을 획득, 전날 쇼트프로그램(67.14점)과 합해 총 194.20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198.63점으로 우승한 유영(15·과천중)은 나이 제한(지난해 7월1일 기준 만 15세 이상) 탓에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이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은 2위에 오른 임은수의 차지가 됐다.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오른 임은수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가 나와 '역전 우승'의 꿈은 이루지는 못했다. 착지가 흔들리면서 손으로 빙판을 짚고 말았다.

하지만 이후 큰 실수없는 연기를 펼쳤다.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2를 받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을 뿐이다.

임은수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쉬운 경기를 했지만 그래도 큰 실수를 하지 않고 마무리해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기를 마친 직후 눈물을 보인 임은수는 인터뷰 도중에도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부담감'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임은수는 "올 시즌 열심히 했고,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좋은 성적도 냈다. 하지만 부담도 더 커졌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일이 많았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린 대회인데 라파엘 아르투니안 코치님도 함께 못 오셔서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부담이 컸던 대회를 마무리 해서 홀가분한 마음이 크다. 홀가분한 마음에 눈물이 나왔다"며 "앞으로도 부담되는 경기가 많을텐데 (김)연아 언니처럼 잘 이겨내고 제 기량을 다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은수는 "세계선수권대회는 꼭 나가고 싶었던 경기라 부담이 많이 됐는데 세계선수권대회를 경험할 수 있게 돼 만족한다. 시니어 데뷔 시즌에 다양한 경험을 해서 앞으로 당황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의 부담감은 사실 임은수는 '선의의 경쟁자'와 자주 비교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임은수는 유영, 김예림(16·도장중)과 함께 '연아 키즈' 삼총사, 또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기대주 삼총사로 불린다.

임은수는 이날 자신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유영에 대해 "옆에서 보면 애기 같다. 하지만 링크장 안에서는 또다시 일어나 움직이게 하는 존재다. 만족했다고 느낄 때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시도하고 도전하게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임은수는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무대에 설 기회를 잡았다. 이에 앞서 2월 7~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2019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임은수는 "어린 나이로 첫 세계선수권대회에 도전하는데 목표는 클린 연기다. 다 둘째치고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직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을 위해 후회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며 "남은 대회에서 마음껏 보여주고,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편 임은수는 다음 주말 전지훈련지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로 떠나 4대륙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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