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리딩뱅크 경쟁 가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에서 출범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지주 출범식에서 출범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민영화를 위해 해체됐던 우리금융지주가 4년여 만에 부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 안건을 의결했다.

우리금융은 14일 출범식을 갖고 손태승호의 출발을 알렸다. 이로써 5대 금융지주사(KB, 신한, 하나, 농협, 우리금융 등) 체제가 형성돼 리딩뱅크를 둘러싼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범 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성 필요…M&A 큰손 부상 전망
 최종구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추진…예보 잔여지분 조속히 매각"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 출범으로 M&A를 통한 금융권의 판도 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존의 KB와 신한, 하나, 농협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간의 대형화 경쟁, 규모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1등 금융그룹 도전장    

우선 우리금융은 자산운용과 부동산신탁 등 비교적 부담이 덜한 중소형 M&A부터 속도를 내 덩치를 키울 방침이다.

지주로 전환되면 은행 체제일 때보다 자본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증권과 보험 등 대형 M&A는 일단 후순위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설립 초기 필수업무 중심으로 4본부 10부 1실의 최소 규모 조직으로 구성되고, 그룹 내외부에서 선발된 8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지주 산하 자회사로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둔다.

우리은행 산하의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은 올해 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앞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과 상품·서비스 혁신으로 금융산업의 판도 바꿀 것이란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출범사에서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적극적인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축과 글로벌 전략 추진을 통해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금융지주사로서 내실을 다지는 동안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그동안 경쟁했던 KB금융과 신한지주는 우리금융의 추격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양측은 기존의 강점을 살려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은 한곳에서 증권, 은행, 보험 업무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복합점포를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금융, 자산운용 등에서 계열사 간 유기적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하나의 회사로서 KB(‘One-firm KB’) 모델을 정착하는 것을 올 역점 과제로 내세웠다. 현재 KB금융이 운영하는 복합점포는 국내 지주사 중 최다 수준으로 PB센터만 20개, 영업점만 45개다.

신한은행도 ‘하나의 신한’(One Shinhan)을 비전으로 내세우며 계열사 간 핵심역량 공유를 통한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등 각 계열사가 그간 축적한 자산운용 및 투자능력을 결집,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 A노선 민간투자 사업’ 우선 협상권을 따내는 등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NH농협금융도 계열사들이 보유한 100조원 수준의 자금력과 범농협중앙회(약 100조원)의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꿰차겠다는 구상이다. 농협금융은 그룹 내 자산운용사, 은행, 증권사 인력 등이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대체상품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

완전 민영화 추진, 이번에는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우리금융의 금융지주사 출범을 제2의 도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2016년 과점주주 매각을 통해 마련된 '자율경영'의 기반 위에서, 우리금융은 명실상부한 민영화된 '금융지주사'로 거듭났다"며 "은행, 증권, 보험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수익기반을 확충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조속한 시일 내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잔여지분(18.4%)을 매각해 우리금융지주의 '완전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위성백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우리금융이 발전할 수 있도록 예금보험공사가 키스톤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하고 우리금융이 완전 민영화 하는데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에게 올해는 남다르다. 우리은행이 창립 120주년을 맞는 해에 지주사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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