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 “유통 과정 문제로 추정”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남양유업 제품에서 또 다시 곰팡이로 추정되는 푸른색 이물질이 발견돼 충격을주고 있다. 더군다나 해당 제품은 ‘우리 아이를 위한 안심주스’라는 문구로 홍보되는 등 어린 아이들이 주 소비층이었다. 이번 논란은 소비자가 생후 10개월 된 자녀에게 주스를 먹이던 중 이물질을 발견하면서 불거진 만큼 사태는 일파만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4살 자녀 곰팡이 음료 다 마셔...기절할 뻔”
“카토캔, 일반 캔보다 핀홀에 약해...내용 확인 중”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꼬야주스 먹이다 기절할 뻔 했어요’라는 제목으로 남양유업의 어린이용 주스에서 대량의 곰팡이가 나왔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관련 사진이 게재됐다. 

소비자 A씨는 10개월 된 아이에게 어린이용 주스를 먹이던 도중 빨대에 얼룩덜룩한 것이 눈에 띄어 ‘이런 색이 나올 수 있나’ 싶다는 생각에 주스를 컵에 따라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고 홍보하던 어린이용 주스에서 곰팡이가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안심하고 먹이라더니...

문제가 된 제품은 남양유업에서 지난해 8월 출시한 어린이 전용 주스 ‘아이꼬야 레드비트 사과’로 원료뿐 아니라 시설·제조 공정까지 유기농으로 인증 받은 안심 주스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제품이다. 

A씨는 “고객센터에 연락 후 방문한 본사 직원 앞에서 케이스를 잘라 열어보니 녹색 이물질 덩어리가 확인됐다”며 “만 4세인 큰 아이도 같은 제품을 먹었던 만큼 큰 아이가 먹은 제품 용기도 확인해보니 그 안에서도 역시 녹색 이물질 덩어리가 발견됐다.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쇼핑몰에서 체험팩으로 맛 별로 2개씩 총 6개를 받았는데 비트와 사과 맛은 2개 모두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말했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곰팡이로 추정되는 녹색의 이물질이 넓게 퍼져 있었다. 

A씨는 “본사 직원에게 문제를 제기하자 ‘간혹 유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간혹 생길 수 있는 문제면 앞으로 또 마주할 수 있으니 그냥 사먹지 말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남양유업 측에 제품에 대한 해명과 아이가 아플 시 책임소지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 일자 역시 2019년 9월 21일까지로 무려 8개월 이상 남아 있었다.  

한편 남양유업은 이번 사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 특히 곰팡이 중 톡시카리움(P. toxxicarium) 이슬란디쿰(P. islandicum) 등은 인간과 동물에 유독한 물질을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독소는 간암을 유발하기도 하고,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신경계에 작용을 해서  어린 아이의 경우 경련이나 호흡마비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곰팡이 발생 우려 알고 있었다?

남양유업 측은 일요서울에 해당 제품이 ‘카토캔’ 재질로 만들어 일반 유통과정에서 핀홀(얇은 제품에 생긴 관통된 미세한 구멍)이 일반 캔보다 더 잘 발생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남양유업은 해당 제품이 “친환경 종이 소재로 만든 캔모양의 용기인 카토캔은 생산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자연에서 분해되기도 쉬운 친환경 용기로 제작됐다”며 “앞으로도 유아식 전문 제품에 순차적으로 카토캔 용기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일반 캔보다 더 핀홀이 잘 발생할 수 있다면, 이번처럼 곰팡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도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무슨 이유로 아이들이 마시는 음료에 카토 캔을 고집하고 향후 유아식 전문 제품에도 이 용기를 적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제품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관련 업체에 내용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유통 과정 중 외부 충격에 의해 캔에 핀홀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1차적으로 고객을 만나 제품을 회수했고, 오늘 다시 한 번 고객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세한 내용은 확인 중에 있으며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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