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방부가 1월 4일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동영상에 일본 초계기(노란색 원)의 모습이 담겼다. [국방부 영상 캡쳐]
우리 국방부가 1월 4일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한 동영상에 일본 초계기(노란색 원)의 모습이 담겼다. [국방부 영상 캡쳐]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난 14일 이견만 확인한 채 종료된 '일본 해상초계기 레이더 갈등' 관련 한일 실무급 회의에서 일본 측이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정보 전체를 요구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일본은 자국 초계기에 광개토대왕함이 추적레이더를 조준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측의 정보만 요구하고 자신들의 구체적인 주파수 정보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군함의 STIR레이더(추적레이더)의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다만, 일본은 일부 데이터만을 얘기하면서 우리 군함 레이더 정보 전체에 대한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한 것"이라며 "우리에 대한 이러한 요구는 대단히 무례한 요구고, 사안 해결의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일본 측이) 일부 정보에 대해서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일부를 공개를 할 테니 그것과 전체를 달라는 부분에 대한 얘기였기 때문에 (우리 측은)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에 대해서는 "일본 측도 실제적으로는 위협 비행이 아니라고 주장을 하지만, 우리 승조원들이 위협을 느낄 만한 그런 분위기였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수긍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 측은 14일 싱가포르 회의에서 일본의 저공 위협 비행에 대해, 우리도 P-3 해상초계기 등으로 저공 위협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우리 측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자국 초계기 활동이 위축될 수 있겠다고 우려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대변인은 한국 측이 주파수 공개를 거부했다는 일본 매체 보도에 대해서는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요구했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었다"고 거듭 강조하며, "우리가 거부한 것은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자료를 일본이 공개를 하지 않았다는 그 부분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이 광개토대왕함을 호출했다는 주장과 우리 측은 해당 교신을 듣지 못했다는 대립된 주장에 대해서는 "교신 부분에 대해서도 상호 서로 간에 오해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측에서도 우리가 교신하기가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다는 것에 대해서 일부 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전날 한일은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실무급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우리 측에서는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일본 측에서는 이시카와 타케시(石川武) 방위성 방위정책국장, 히키타 아츠시(引田淳) 통합막료부 운영부장(항공자위대 중장)이 참석했다. 

한일이 당국자 간의 실무급 회의에서 또다시 거리 좁히기에 실패하면서 당분간 초계기 레이더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 대변인은 추가 화상회의나 실무회의에 대해서 "일본과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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