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이해 힘 있게 국정과제 실행에 나설 시기에 여권발 돌발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국정운영기조 파열음이 커진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비문에서 친문화한 4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한울 3,4호기 재개’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역시 비문에서 친문으로 전향한 4선의 박영선 의원도 최근 친문 진영이 강하게 입당을 반대해 무산된 손금주.이용호 의원에 대해 ‘친문 순혈주의’를 우려하는 글을 올렸다. 설상가상으로 대표적 강성 친문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터지면서 문재인 정부 역시 ‘집권 3년차 징크스’를 피해가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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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혜원, 문광위 與 간사...문화재 등록 사전인지 ‘투기의혹’
- 송영길VS우원식 ‘탈원전 공방’ 박영선-우상호VS‘최재성’ 순혈주의

‘친문 강경파’로 알려진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마포을, 초선)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 여당 간사로서 ‘목포 구도심 거리가 문화재로 등록될 것을 알고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미리 건물을 사들인 것이 아니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

SBS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손 의원의 가족과 지인 명의로 돼 있다’고 보도한 목포 시내 건물 9채는 모두 문화재로 등록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1.5㎞ 구역 안에 있다. 실제로 손 의원 조카 명의(공동)로 된 목포시 대의동 게스트하우스 창성장의 홍보 동영상에는 손 의원도 등장한다. 매입과정에서 손의원은 자금이 부족한 조카들에게 1억원씩 증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건물 9채는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 반 동안에 모두 사들인 것이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지난해 8월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와 함께 문화재청에 의해 문화재로 등록됐다.

‘친문 강경파’ 손혜원 ‘부동산 투기의혹’ 음모론 맞서

건물이 문화재가 되더라도 매매에는 큰 제약이 없는 데다, 주로 근대 유산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등록문화재는 국보·보물·사적 등의 지정문화재와는 달리 상업적 용도로 쓸 수 있는 등 활용이 자유롭다. 이 때문에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인 손 의원이 미리 문화재 등록 정보를 입수해 가족과 지인 명의로 매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이에 문광위소속 손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적극 반박에 나섰다. 특히 손 의원은 문제가 된 건물 가운데 자신의 조카 명의로 된 건물의 개보수 전 사진을 공개하면서 “(문화재 재정 이후 건물값이) 4배 정도 뛰었다는 기사 내용은 대체 누구 제보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손 의원은 16일 SBS의 보도 내용을 반박하면서 “아파트를 지으려고 했지만 문화재가 된 곳은 ‘조선내화’ 공장이 있던 서산온금지구다”면서 “소유자인 조선내화 측에서는 아파트 개발을 반대했지만 조합의 결정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근대산업문화재로 문화재청에 등록신청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선내화 공장시설 등이 문화재로 지정되자 아파트 건설은 무산되었고 당시 제게도 많은 항의가 있었다”며 “아파트를 지으려는 이들의 작업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자신과 관련된 재단 명의의 건물과 관련해 “재단에 돈을 넣으면 다시는 꺼낼 수 없다. 재단의 소유가 된 땅은 함부로 팔 수도 없다”며 “기사 내용과 달리 제가 얻을 이익은 아무것도 없다. 이익은커녕 목포에 사람들을 오게 하기 위해 사재를 털었고 소장품까지 모두 목포로 가져가 온전한 나전칠기 박물관을 완성하여 목포시나 전남도에 기증할 생각”이라고 해명했다.

친인척 명의로 건물을 여러 채 사들인 것은 사실상 투기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저는 투기에 관심이 없다. 관심 투기지역에 땅도 아파트도 소유해본 적도 없고, 주식투자 경험도 없다”며 “그런 제가 목포에 투기하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투기는커녕 사재를 털어 친인척이라도 끌어들여서 목포 구도심을 살려보려고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손 의원은 말미에 “SBS 허위기사의 목적은 뭘까”라며 “저를 밟아 죽이려는 것은 알겠는데, 누가 왜 그러는 것일까”라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손 의원의 투기의혹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더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미 ‘탈원전 속도 조절론’을 제기해 청와대와 각을 세웠던 4선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다시 4000자 분량의 글을 올려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전날 청와대가 탈원전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고 3선 친문 우원식 의원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 발언을 이어가 당청 관계뿐만 아니라 친문.비문간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영선.우상호, ‘친문 순혈주의’ 비판, 친문 ‘견제구’

이뿐만 아니라 민주당 입당 신청을 한 손금주·이용호 의원을 받아들이지 않은 결정을 두고도 중진의원간 순혈주의 논쟁이 벌어졌다. 4선의 친문 강경파인 최재성 의원(송파을)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며 입당 무산을 이끌었다. 최 의원은 “두 의원님의 입당 및 복당 신청은 매우 무겁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 구정치”고 말했다.

반면 원내대표를 지냈던 박영선·우상호 의원은 당 지도부의 입당 불허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금부터 민주당은 (친문)순혈주의를 고수해야 할 것인지 개방과 포용해야 할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순혈주의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축적되면 때때로 발전을 저해할 때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열린우리당 만들 때 당시 한나라당에서 독수리 5형제까지 받아들였던 정당인데 개혁을 위해서라면 문호를 좀 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당 지도부 결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의원 역시 대표적인 비문에서 친문화했고 우 의원은 비주류 신친문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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