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사법 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피의자신문 조서 열람을 완료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법원장은 향후 재차 검찰에 출석해 열람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오전 9시 20분께 양 전 대법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실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 11일 공개 소환에 이어 14일과 15일 비공개 출석 등 총 3차례 검찰 조사에 임한 전력이 있다.

3차 조사 이후 양 전 대법원장은 오후께 부터 지금껏 진행됐던 피의자신문 조서를 열람, 내용 및 문구 등을 검토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밤늦게까지 조서를 열람하는 등 면밀히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양 전 대법원장은 전날 조서 열람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게 일단 귀가한 뒤 다음날 재출석해 열람을 완료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이 재판 일정을 이유로 이날 조서 열람 참여가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곧바로 출석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측과 출석 일정을 조율해 조서 열람을 일단락하겠다는 방침이다. 양 전 대법원장 또한 다시 검찰에 출석해서 열람을 마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르면 이번 주 후반께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혐의를 사실상 전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개입 등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법원행정처에서 실무를 맡았던 판사들이 한 일을 자세히 알지 못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또 본인이 지시를 내리지 않았고, 직권남용 등 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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