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산하 전국운수노조 금호고속지회가 '64년 무분규' 기록을 깨고 강행한 이틀간의 시한부 파업을 끝내고 20일 업무에 복귀했지만 파업에 따른 후유증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고속지회는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종합버스터미널 인근에서 조합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투쟁 및 복귀 결의대회'를 갖고 노동탄압 중단과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했다.

결의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현업에 복귀한 금호고속지회 조합원들은 사측과의 교섭 추이를 지켜본 뒤 전면 파업 등 대응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금호고속지회가 18일 새벽 4시부터 20일 오전 10시까지 시한부 파업을 벌이면서 전남지역 직행구간 운행차량 433대 가운데 휴무자를 포함, 130대가 운행을 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측도 고속버스와 직행버스 1100여대 중 5%에 해당하는 60대를 감회했다.

경고성 시한부 파업은 종료됐지만 노사간 기싸움에 따른 후유증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금호고속 측은 무단결근한 것으로 파악된 운전원 98명에 대해 순차적 징계를 예고하고, 향후 노조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고 있다.

특히 전날 파업 결의대회 과정에서 사측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인 노조원들을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협상도 밝지 않다. 사측은 여전히 "지난 7월1일 노사협의를 통해 임∙단협을 체결했기 때문에 운수노조 금호고속지회의 단체교섭 요청은 내년 7월 시행되는 복수노조 금지법규를 규정한 노동조합법의 취지를 위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적문제를 논외로 하더라도 신설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교섭을 하게 되면 교섭 내용에 불만을 가진 일부 세력이 또 다른 조직을 결성해 제3의 교섭을 요청할 수도 있어 "1년 내내 교섭만 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더불어 광주지법이 지난달 14일 내린 '단체교섭응낙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서도 사측이 이의신청을 한 상태여서 노사가 교섭 테이블에 앉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선종오 금호고속지회장은 "시한부 파업은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사측이 노조탄압 공세를 이어간다면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화답할 것"이라며 "노조는 사측에 큰 것을 요구하지 않았고 서로를 인정하고 할 도리를 하자고 외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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