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근건’제시에 학생회 ‘양해’


학교법인 청주 서원학원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백화점 그룹이 학원 구성원들에게 인수를 전제로 하는 ‘조건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서원대 구성원들은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로써 최근 불거진 ‘인수포기설’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지난 12월 2일 서원대 미래창조관 세미나실에서 서원대 교수, 직원, 조교,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학원인수 여부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서 경청호 현대백화점 그룹 부회장은 서원학원 구성원들에게 ▲(그룹과 구성원 대표자들이 지난해 4월 체결한)합의서 내용이 유효한지 확인해줄 것 ▲구성원들은 인사문제에 절대 개입하지 말 것 ▲교수회 등 학내단체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단체장악을 통해 학교운영 전반에 관여하는 행위를 삼갈 것 ▲학원인수 전에 인수조건과 마스터플랜(학원발전계획)을 촉구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경 부회장은 “이 같은 요구를 구성원들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학원인수계획을 즉시 포기하고 채권 양수도를 진행하겠다”면서 “다만, 학원인수를 포기하더라도 서원학원 정상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물심양면의 지원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벌어진 토론에서 김성훈 총학생회장은 “최근 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학생회 차원의 의견을 수렴한 일이 있는데, 대표자 15명 전원이 그룹의 학원인수를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인수작업에 속도를 내달라는 주문을 했다.

시간강사 A씨는 “서원학원은 교수가 망쳤다"면서 “과거 20년 이상 싸움판을 벌이는 바람에 대학발전이 어려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의견에 경 부회장은 "서원대가 이런 상태로 2015년을 맞으면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으로 전락할 것"이라며 “그때 가선 그룹이 인수할 가치도, 의미도 없다"고 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대화의 흐름은 그룹의 인수작업 속도를 높여달라는 ‘주문'이 압도적이었다. 회의 직후 서원대는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그룹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수용할지 여부를 묻는 작업에 착수했고, 총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가 결집한 ‘찬성의견'으로 대체키로 했다.

서원대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한 구성원들이 대부분 현대백화점그룹의 학원인수를 요청하는 태도를 보였다"면서 “현대측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쪽으로 결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의에 앞서 열린 교수총회에선 교수회 회장 재선거를 위한 규정 개정과 윤리위원회 운영 규정 개정 등의 안건을 다뤘으나 갑론을박 끝에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청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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