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집권 3년차 빨간불-②] 친문 강경파 손혜원·서영교, ‘트러블메이커’ 등장
[文 집권 3년차 빨간불-②] 친문 강경파 손혜원·서영교, ‘트러블메이커’ 등장
  • 고정현 기자
  • 입력 2019-01-18 16:55
  • 승인 2019.01.18 18:10
  • 호수 1290
  •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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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 고정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소속 국회의원·기초의원의 잇단 사건사고와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막말, 음주운전, 갑질, 성추행 등 사안도 다양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사건이 터지고 만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에 대한 원색적 비난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손혜원 의원이 ‘투기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16일 손 의원과 ‘재판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서영교 의원에 대한 당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했다. 속전속결로 불을 끄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솜방망이’ 처분에 그쳐 도로 불씨를 키우고 말았다. 정치권 일각에선 손 의원과 김정숙 여사의 개인적인 친분을 근거로 ‘청와대 뒷배’ 의혹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문재인 정부 3년 차를 맞아 정부와 호흡을 맞춰 국정운영의 성과를 본격적으로 내야 할 시기, 집권여당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국회의원 권력’에 ‘청와대 뒷배’까지? 한국당 “김·혜·교 스캔들... 초권력형 비리”
- ‘재판 청탁 의혹’ 당직 사퇴로 끝?… 서영교 솜방망이 처분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17일 손혜원 의원의 가족·측근이 전남 목포 ‘문화재 거리’ 일대에 건물을 대량 사들였다는 ‘투기 의혹’에 대해 투기 목적은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목포 근대문화재 보존과 구도심 재생을 위해 건물을 매입했을 뿐이라는 손 의원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손혜원, “목숨 내놓겠다”지만...
10곳→20곳, 불어나는 투기 의혹

민주당의 이날 결정은 손 의원 가족·측근이 매입한 건물 규모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등 의혹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당초 10곳으로 알려졌지만 동아일보는 전체 부동산 602곳 중 손 의원의 남편이 이사장인 재단, 조카, 보좌관 남편 등의 명의로 된 건물 17채, 땅이 3곳이었다고 추가 보도했다. 추가로 확인된 부동산 10곳은 지난해 8월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대의동과 만호동 일대 대로변 등 투자 가치가 높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물론 손혜원 의원이 워낙 장기간 공개적으로 오래된 건물들의 보존 필요성을 제기해 왔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쉽게 상상하는 전형적인 형태의 투기로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손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라는 점에서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투기에 나섰다는 의혹은 쉽게 잦아들기 어려워 보인다. 만약 손 의원이 정말 목포 구도심 살리기를 고민했다면 정부 정책이나 공공 캠페인을 통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의원은 국회에서 목포 구도심을 살리자는 의정 활동을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가족에게 돈까지 대주며 해당 지역 건물들을 대량 구매했다. 구도심에 ‘손혜원 타운’을 만들려 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 함에도 손 의원은 “인생과 전 재산은 물론 의원직을 걸겠다”고 ‘투기 의혹’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손 의원이 국회의원으로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데 국민 대다수의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라는 자리는 자신의 업무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면 가지고 있는 주식도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자리이다. 그런데 손혜원 의원은 아무리 좋게 봐도 이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직위를 갖고 있으면서 과거 공직자가 아니던 시기에 하던 방식 그대로 ‘자기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라며 “‘오비이락(烏飛梨落)’ 등의 표현도 나오지만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공직자 의식’이 부족했거나 아예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손 의원의 ‘투기 의혹’은 손 의원과 서울 숙명여고 동창인 김정숙 여사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손 의원과 김 여사는 서로 반말까지 하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에 손 의원이 국회의원이라는 막강한 권력에 김 여사와의 개인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청와대 권력까지 등에 업고 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17일 “손 의원은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여러 특혜를 누려 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며 손 의원 부친의 건국훈장 수여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과거 여러 번 신청했다가 모두 탈락했지만, 손혜원 의원이 여당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지난해 신청에서 부친에 대한 건국훈장 수여가 손쉽게 결정됐다”며 “권력형 특혜가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국가보훈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손용우 씨는 1982·1985·1989·1991·2004·2007년 총 6차례에 걸쳐 보훈신청을 했다가 심사에서 탈락했다. 보훈처 측은 탈락 사유에 대해 ‘광복 이후의 행적’이라고 적었다.

보훈처에 따르면 손 의원의 부친은 광복 후 조선공산당 공산청년동맹 서울지부 청년단원으로 활동한 사회주의 이력이 있다고 한다. 손 의원은 지난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몽양 여운형 선생의 청년 비서”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손 의원 측은 지난해 2월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을 했다. 2007년 탈락한 뒤 11년 만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4개월 뒤인 지난해 6월 보훈처는 사회주의 활동 경력 인사에게도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손 의원의 부친이 애족장을 받게 됐다.

서영교, ‘사법 농단’
임종헌에 ‘재판 청탁’

한편 민주당은 이날 ‘재판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추가 기소 공소장에 서 의원이 언급된 것과 관련해 서 의원이 당과 사법개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수석부대표 및 관련 상임위 위원 사임 의사를 밝혔고,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에 대해 당에서 원내부대표직에서 사임시키는 형식이 아닌 ‘자진 사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자진 사퇴라는 형식뿐 아니라, 당원권 정지 등 징계가 아닌 원내수석부대표라는 직책에서만 사임하는 형식이어서 처벌 수위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종헌(60·구속기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서 의원은 2015년 5월 국회에 파견 중이던 김모 부장판사를 서울 여의도의 본인 의원실로 불러 형사재판을 받고 있던 지인의 아들 이모씨를 선처해 달라고 청탁했다.

김모 부장판사는 이 같은 서 의원의 청탁을 곧바로 임종헌 전 차장에게 보고했으며, 임 전 차장과 문용선 당시 서울북부지법원장을 거쳐 이 씨 재판을 맡은 박모 판사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박모 판사는 이 씨의 죄명을 변경하지는 않았지만 징역형이 아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임 전 차장은 2012년 8월 13일부터 2015년 8월 11일까지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으로, 2015년 8월 12일부터 2017년 3월 19일부터는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재직하면서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 농단 사태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아 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서 의원의 ‘재판 청탁’ 의혹이 사실이라면 현 정부에서 그토록 없애려 한 적폐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고정현 기자 jh0704@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