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친박당 아니냐’ 비판 속 계파 갈등 ‘재현’ 우려

지난 15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 소식에 여의도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후보 하마평에 올랐던 황 전 총리의 ‘정계 진출’은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 뿐 만 아니라 향후 전개될 정계개편과 대선구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번 황 전 총리의 ‘정계 진출’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지난 15일, 리얼미터가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황 전 총리의 정계진출에 대해 물어본 결과, ‘지지’ 37.7%, ‘반대’ 50.0%로 나타났다.

황 전 총리의 정계 진출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각 정당 지지층별 결과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경우, ‘지지’의견이 13.7%에 그쳤으나, 제1야당이자 황 전 총리가 입당한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지지’의견이 8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 전 총리의 지지도는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12일~14일까지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범야권 차기대선주자에 대해 물어본 결과, 황 전 총리는 21.1%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자유한국당 지지층 내에서도 황 전 총리 지지도는 51.5%로 가장 높았다.

이번 입당을 두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원내 4개 정당에서는 “도로 친박당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 정권에서 발생했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황 전 총리 또한 책임이 있고, 이에 대한 사과 없이 정계 진출하는 것이 잘못된 행보라는 시각이다.

환대를 하고 있다곤 하지만 자유한국당 역시도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 시절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점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잠복한 계파갈등이 다시 재발되지 않을지 염려가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결국 여야를 막론하고 황 전 총리의 정계 등장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 것이다.

황 전 총리의 정치력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추후 당대표로 선출되어 당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우려한 ‘도로 친박당의 대표’가 될 수 있고, 새로운 지도자의 탄생이란 영예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의 2인자로서, 마지막 국무총리를 역임한 자로서 지난 정부의 국정농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정치인의 기본 의무임을 깨닫기 바란다. 국민의 80% 이상이 탄핵을 지지했던 그 시간이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헛된 시간이 되지 않도록 역사의 장본인이자 국정책임자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는 정치인이 되길 바란다.

※ 인용정보 
1) 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 조사(1월 15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500명 대상,
무선 전화면접(10%)·무선(70%)·유선(20%)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 응답률 8.3%)
2) 쿠키뉴스 의뢰, 조원씨앤아이 조사(1월 12일~14일,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유선(23%)·무선(77%) 병행 자동응답(ARS)방식 응답률 2.7%)
3)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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