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 전 대법원장이 내주 열릴 것으로 보이는 본인 구속 심사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포토라인에서는 아무 말을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로지 법정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이르면 내주 초반께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직접 출석하기로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심사에 출석하기 전 포토라인에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본인이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다만 법정에서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42년간 법복을 입었던 최고 법관의 위치에 있었던 데다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구속 위기에서 적극 방어에 나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날 오후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법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사법부의 최고 책임자로서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만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 분량만 해도 260여쪽에 달한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이 사건에서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은 것을 넘어 직접 주도하고 행동했다고 보고 구속영장 청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때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 전 대법원장은 피의자 신분으로서 '친정'인 법원으로 돌아가 후배 법관의 영장 심사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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