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회장 용서할까 대노할까


SPC그룹(회장 허영인) 계열사인 파리바게뜨가 판매하는 빵에서 이물질이 나온 사건이 인근 업체의 자작극으로 결말이 났다. 최초 이물질 의혹을 제기한 김모(35)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수서경찰서를 찾아 자신의 자작극임을 시인했다.

한 번의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는 파문을 일으킨 셈이 됐다. 이에 파리바게뜨는 누명을 벗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입고 말았다. 매출 판매 하락은 그렇다해도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에 동종업계의 시선이 모 그룹 회장인 허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그가 이번 사건과 관련 용서를 할지 아님 대노할지 주목하는 것이다. 자작극을 올린 김씨의 부인이 경쟁업체인 CJ푸드빌의 뚜레쥬르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 뚜레쥬르 측은 “개인의 그릇된 판단”이라는 입장이지만 경쟁사로서는 이마저도 따가운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누명을 벗었습니다. 자작극이라고 김모씨가 수사관에게 시인했습니다. 혹독한 연말이었네요.” SPC그룹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말 대목을 맞이해 주문량을 늘리면서 고객 보답을 준비했었다.

더욱이 SPC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제빵왕 김탁구’의 실제주인공이 허영인 회장으로 알려지면서 그 명성을 판매로 잇기 위한 노력해 분주했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24일 인터넷을 달군 5장의 사진이 SPC의 노력을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인터넷 아이디명 가르마로 적힌 이글에는 쥐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빵의 모습이 혐오스러울 정도로 분명히 찍혀있었다.


쥐식빵 파문 전말은

그 빵은 평택 인근의 파리바게뜨 점포에서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과 일부 언론을 통해 이 글과 사진은 전방위적으로 유포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파리바게뜨는 물론 모 기업인 SPC의 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해당제과업체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빵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빵의 특성상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고, 만약 들어간다고 해도 유포된 사진의 형태를 띨 수 없다는 것.

실제 빵을 굽는 시연을 통해 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했다. 한 치의 문제가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가 불가피함을 밝혔다.

이후 경찰수사를 의뢰했고, 국과수의 조사에 적극 참여할 뜻을 밝혔다. 조사를 의뢰받은 수서경찰서도 이 사건에 대한 진실공방에 나섰다. 이튿날인 26일 최초 제보자인 가르마씨를 상대로 집중 조사가 이뤄졌다. 당시 가르마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가르마씨의 행동에 수상한 점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면서 조사의 향방은 또 다시 오리무중인 상태가 됐다.

가르마씨가 올린 사이트의 명의가 본인이 아니었던 것. 가르마 씨는 경찰조사에서 “남의 아이디를 이용해서 올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빵과 관련된 자작극은 절대 아니다”고 주장했다. 석연찮은 부분은 또 있다. 가르마씨가 이번 사건이 발생한 파리바게뜨 인근에서 경쟁업체의 빵을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 언론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 후 SPC그룹 관계자와 만남을 주선했고, 본인 회사의 법무 팀과도 접촉을 하려 했다는 진술들이 나왔다. 이에 자작극 설이 더욱 주목받았다. 급기야 지난달 30일 가르마라는 아이디를 사용했던 김 씨가 서울 수서경찰서를 찾아 본인의 자작극임을 시인했다.

그는 “길을 가다 죽은 쥐를 발견해 냉장고에 보관하다 가게에서 쥐식빵을 만들었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게) 이미지가 올라가면 매출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심정으로 일을 벌였다”며 일주일 동안 거짓말을 하면서 괴로웠고 자살을 생각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때문에 동종업계의 시선이 SPC그룹 허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그가 이번 사건과 관련 어떠한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연말 대목을 맞이해 준비했던 일들이 수포로 돌아갔고, 누명은 벗었어도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 이에 허 회장이 이번일을 용서할 지 대노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김씨가 가맹점으로 있는 뚜레쥬르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을 다루는 사람이 고의적으로 이물질을 집어넣어 인터넷에 퍼뜨린 사실은 매우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이는 개인의 그릇된 판단일 뿐”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뚜레쥬르도 이번 일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베이커리 업체 울고 싶다” 하소연 왜

연말을 맞이해 많은 물량을 준비했던 베이커리 업체들이 울상이다. 연일 언론보도를 통해 베이커리 업체 음식들의 문제점이 제기되더니 최근에는 공중파 방송에서 ‘베이커리 업체의 횡포’라는 주제로 보도를 했다. 이에 영세업체들이 울상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방송된 MBC TV 시사교양 프로 ‘불만 제로’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관리 실태를 파헤쳤다.

‘당일 생산, 당일 판매’라는 슬로건을 두고 엄격하게 제품을 관리하고 있다는 한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체는 매장 내 다양한 문구를 통해 빵의 신선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불만제로’가 조사 결과 화장을 하고 있는 직원 옆으로 도마도 깔지 않은 채 조리대 바닥에 식빵을 놓고 맨손으로 샌드위치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매장의 경우, 제작진이 식별 표시를 해놓고 지켜본 결과 사흘 째 똑같은 자리에서 움직임이 없어 ‘당일 생산, 당일 판매’라는 소비자와의 약속은 거짓’임으로 드러났다.

매장에서 만드는 빵은 식품위생법상 식품접객업소로 구분돼 유통기한을 표시할 의무가 없어 매장 직원들의 말만 믿을 수밖에 없는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눈 가리고 아웅 식’의 선전이 철퇴 맞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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