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경영악화 논란에서 계열사 공정위철퇴까지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잇단 악재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작 본인은 사회봉사기금을 내는 등 경영수완을 한층 두텁게 하고 있지만 측근들과 계열사 비리가 지적되면서 곤욕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특히 범LG家에서 계열분리 된지도 5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방계기업의 문제가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어 적잖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도 허 회장의 사촌이 운영하는 방계기업 코스모그룹 계열사들 대부분이 자체 경영이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잇고 있다. 코스모그룹은 허 회장의 사촌인 허경수 회장이 경영하는 회사다. 더욱이 GS그룹과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어 더욱 불편하다. 또한 계열사인 GS강남방송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광고 강제판매 등을 한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이에 허 회장의 투명경영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GS그룹 허 회장은 재계의 신사로 알려진다. 범LG家에서 계열분리 된 후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경영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다른 일부 기업들이 2세 문제 및 비리 관련 이야기가 나올 때에도 GS그룹은 큰 탈 없이 넘어갔다.

최근에는 30억 원 성금을 내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등 GS그룹의 친사회, 친환경 이미지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허 회장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측근들의 부주의가 알려지면서 흠집이 나고 말았다. 친지부터 계열사까지 그 범위도 넓어 혹독한 겨울을 맞이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방계기업 논란은 범LG家의 민감한 사안이라 허 회장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경영악화 발목 코스모그룹 계열사

허 회장의 발목을 잡은 건 사촌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이다. 허 회장이 이끌고 있는 방계 계열사들에 대한 전망이 좋지 못하다. 주력 계열사 대부분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사 간 무리한 담보 제공과 저리 차입계약 체결로 GS그룹의 부당 내부지원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모 경제지의 보도에 따르면 GS그룹 코스모그룹 계열사들의 신용상태 확인 결과 10곳 중 절반인 5곳의 현재 신용등급인 한계기업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코스모정밀화학 CC+, 코스모에스앤에프 CCC-, 코스모디앤아이 CCC+, 코스모레포츠 CCC-, 코스모앤컴퍼니 CCC등이다. 사실상 제 2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현금 유동성도 썩 좋지 못하다. 코스모레포츠, 코스모정밀화학, 코스모에스앤에프의 현금흐름등급표가‘CF6'이다. ‘CF6' 등급은 현금흐름이 2년 연속 적자로서 수익성이 매우 열악한 상태로 최저등급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스모그룹 계열사 간 차입 계약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건수만 60여 건이 넘는다. 그 금액도 960여 억 원에 달한다. 때문에 공정위의 부당내부지원 심사 지침에 따라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부당내부지원 심사 지침에는 계열사 간 차입금의 실제 금리가 특수 관계가 없는 독립된 금융기관 지원주체의 지원 없이 자금 거래가 발생할 경우 적용될 금리(개별정상금리)보다 낮으면 부당내부지원이 성립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코스모 그룹 관계자는 “금융업체가 아니고 계열사의 어려운 부분을 지원해 주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일축한다. 계열사 간의 돈 거래라 할지라도 서로 돕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 다는 설명이다.

GS그룹의 연계고리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오너일가의 사촌형제들 문제가 모 기업에도 영향을 미친 사건들이 많았던 터라 허 회장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GS그룹 계열사인 GS강남방송도 공정위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7일 GS강남방송 등 5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지난 2007년부터 방송채널 편성과 연계해 광고구입을 강제하고, 행사 협찬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수령하는 등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PP에게 불이익을 줬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6천만 원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SO-PP간 거래관계에 있어 불공정행위 발생빈도가 높은 프로그램 공급계약·채널편성, 프로그램사용료 배분, 프로그램 공급경쟁 등 3개 분야의 거래기본원칙과 불공정 행위 유형을 제시함에 따라 GS강남방송도 당분간 사업에 있어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한편 재계에서 방계기업의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범LG家의 기업들이 거론되고 있어 코스모그룹의 악재가 이번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끊임없는 방계기업 악재

특히 범LG家의 또 다른 방계기업이던 엑사이엔씨의 경우 현재도 재벌 3세들의 주가 의혹이 거론될 때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엑싸이엔씨의 사례를 통한 문제점 및 대안을 내놓고 있어 범LG家 방계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끊이지 않는다. 엑사이엔씨는 구본무 회장의 6촌인 구본호 회장이 운영하던 기업이다. 그는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조사를 받기도 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그룹사들과 방계기업을 연관 짓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방계기업 성장에는 그룹의 역할이 일부 작용했기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도 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야말로 재계사슬이 엮여 있는 상황에서 방계기업 탓만 하는 것은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라는 것. 때문에 재계의 경영사슬 정리가 시급하다는 평이 주를 잇는다.

[이범희 기자] skycro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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