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의 전세주택 가격이 전년대비 7.1% 상승하며 2002년 이후 8년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KB국민은행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전국의 주택전세가격은 전년말 대비 7.1% 상승하며 장기평균 증감률(6.2%)을 웃돌았다.

이는 2002년 10.1%를 기록한 이래 8년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극심한 전세난으로 정부가 8·23 전세안정 대책을 마련했던 2009년(3.4%)보다도 상승률이 3.7%포인트 확대됐다.

부동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매수세가 위축됨에 따라 전세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보금자리주택 및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기대감과 매매시장 침체 등으로 전세 유지수요가 증가하며 전년대비 6.3% 상승했다.

서울(6.4%)에서는 강남과 근접한 광진구(10.0%)의 유입 수요가 증가해 역세권 주변 단지를 중심으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송파구(10.3%)와 강동구(8.6%)도 물량 부족으로 전세값이 크게 뛰었다.

지방에서도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가 9.2%, 기타지방이 6.7%의 상승률을 나타내는 등 수급불균형 심화로 상승폭이 컸다.

특히 부산(13.7%)과 대전(15.0%)은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데다 재개발·재건축 등의 지역 호재로 유입 수요가 증가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8.8% △연립주택 6.0% △단독주택 4.4% 등의 순으로 전셋값이 올라 아파트의 강세가 이어졌다. 규모별로는 △중형 8.1% △소형 7.3% △대형 5.4% 순으로 올랐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의 전세값 비율은 57.1%로 2005년(57.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전세값 비율은 44.4%로 2008년 40.6% 대비 3.8%포인트 올랐다.

한편 지난해 전국에서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10개 지역은 △부산 북구(22.2%) △부산 해운대구(20.6%) △대전 유성구(19.2%) △대전 서구(18.3%) △김해(18.0%) △대전 사상구(17.4%) △진해(17.2%) △부산 부산진구(16.3%) △창원(15.1%) △부산 기장군(14.5%) 등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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