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화 인력 절감형 사업 모델들 주목해야

지난 1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는 새해 벽두부터 창업 열기가 뜨거웠다. 최저임금인상 및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서도 박람회장은 창업 열기로 붐볐다.

월드전람이 주최했던 이 박람회에는  총 400개 부스에 프랜차이즈 및 창업 관련 업체 200여개가 참여해 예비 창업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박람회 참가 업체들은 2019년 프랜차이즈 창업의 주요 키워드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인화 및 인력 절감형 사업모델들이었다.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해 인력절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25년 역사의 국내 대표적인 포스전문회사인 (주)성진에이에스는 자체 개발한 외식전문 맞춤형 포스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음식점 주유소 등 소상공인 및 프랜차이즈 회원 5천여 곳을 보유한 이 회사가 선보인 키오스크는 포스 전문회사의 개발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제품보다 20% 가량 저렴한 제품으로 박람회에 참가했다.

(주)성진에이에스 외에도 무인결재시스템인 ‘TouchB’를 비롯 메가시티의 ‘매직오토’, o2o서비스 기반의 ‘담다페이’, ‘셀푸드키오스크’ 등 인건비를 절약하고 과학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한 다양한 솔루션들이 선보였다.

음식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적게 드는 무인독서실 및 스터디 카페도 대거 참여해 관련 업종에 대한 창업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시작 스터디 카페’, ‘골든 스터디 카페’를 비롯 24시 무인 스터디 카페인 ‘어라운드 스터디 카페’, 프리미엄 독서실을 표방하는 ‘하우스터디’, ‘홀릭스터디 카페’ 등이 박람회에 참가했다.

Z세대들의 경우 집에서 공부를 하지 않고 학교나 집부근의 카페를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 독서실과 카페를 결합한 모델인 스터디카페는 기존 음식점이나 커피숍에 비해서 적은 인력으로도 운영이 가능해 운영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잘된다는 소문이 나면 순식간에 인근에 경쟁점이 5~6곳으로 증가하는 등 과열 양상이 있어 창업에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운영이 간편한 대신 시설 장치비에 투자가 많이 되고 운영 역량 못지않게 시설 장치의 경쟁력이 사업성패를 좌우하는 특성이 있어 주변에 경쟁력 있는 시설을 가진 업소가 새로 생기면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외식업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인력이 적게 드는 PC방의 인기도 여전해, 관련 브랜드들이 박람회에 대거 참가했다. 

예상 매출이 미달될 경우 창업비 환불을 내세운 ‘라이또PC Zone’을 비롯, 무인원격시스템을 활용하는 ‘무인 PC’, 샵인샵 형태로 음식점과 카페 PC방의 결합 형태를 선보인 ‘옥스PC’ 등 기존의 PC방과 약간씩 차별화한 모델을 선보이는 PC방 브랜드가 눈에 띄었다.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인기를 얻는 업종 중의하나가 셀프세탁전문점이다. ‘크린토피아’ ‘워시프렌즈’ 등 다양한 셀프 빨래방들이 창업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셀프빨래방은 안정적인 업종이라는 인식과 인건비가 절약되고 운영이 간편하다는 이유로 베이버 부머 퇴직자들이나 주부들에게 인기를 얻는 업종이다.

외식 시장에서는 배달 업종이 인기

배달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외식업에서는 배달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높다. 경기 불황을 감안해 소액 투자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게 배달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번 박람회에도 배달을 전면에 내세운 외식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몇 년간 가격파괴창업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박람회의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는데 그 흐름을 주도하는 업종이 배달형 외식업이다.

가맹비 교육비 면제 인테리어 노마진 등의 3無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로얄티 등 다양한 면제 혜택을 내세운 7無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등장할 정도이다.

가맹본사의 지나친 가격 파괴는 가맹본사의 수익성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브랜드 도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잦은 폐업의 반복으로 창업비용이 없는 영세한 예비 창업자들에게는 적은 투자비로 가맹본사의 노하우를 지원받아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사실이므로 예비창업자들의 투자비 부담을 줄여주는 가격파괴 창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는 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가격파괴 창업은 아니더라도 박람회 기간 중 가맹비 면제 혜택을 강조하는 브랜드들도 많다. 가맹비 할인이나 교육비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이들 브랜드들은 일단 박람회 기간 중에 상담을 하고 명단을 등록한 사람들에 한해 창업시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봉화산푸드의 ‘우리동네 국수집’과 ‘치킨과바람피자’ 등은 본사 마진 제로를 내세우는 파격도 선보였다. 안동찜닭전문점인 ‘두찜’도 가맹비 면제 등 다양한 혜택으로 창업자들을 유혹하는 브랜드들이다.

외식업의 스테디 셀러 중에 하나는 국밥과 탕 전문점이다. 진한 쇠고기의 맑은 국물을 내세운 ‘곰작골 나주곰탕’을 비롯해 ‘한촌설렁탕’ 등 전통의 맛을 강조하는 브랜드는 물론이고 가격파괴를 내세운 ‘조은설렁탕’ 백종원의 ‘인생설렁탕’ ‘바우네나주곰탕’ 등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의 뼈나 양지머리 따위로 뽀얗고 진하게 끓여낸 국물은 대중들에게 익숙하다. 그런 익숙함은 새롭지는 않으나 유행을 타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다.

곰작골 나주곰탕은 이에 더 나아가 깔끔하고 맑은 육수를 뽑아내 대중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한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맛에 대한 즐거움뿐 아니라 곰작골 나주곰탕에서 추구하는 전략은 바로 철저한 맛에 대한 원칙이다. 조은희 대표의 “맛과 사람은 변하면 안 된다.”라는 맛에 대한 확고한 고집이 있었기에 맛과 새로움을 놓치지 않으면서 정통한 한식 브랜드의 대중화를 이뤄가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 반영한 프랜차이즈 등장

박람회장을 찾는 또 다른 묘미는 새로운 업종을 발견하는 것이다.
1월초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전람의 프랜차이즈 박람회에도 다양한 신규 업종을 만날 수 있었다.

무인편의점 SS24는 다양한 자동판매기는 물론 자동음식물처리기까지 구비하고 있으며 네일아트 체험공간에 신소매유통의 결합으로 라이프스타일과 상권변화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 자동판매기를 이용한 단순한 운영으로 인건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중 하나이다.

다만 자동판매기는 감각상각 기간 여부나 고장에 따른 A/S문제가 없는지 실제 운영되는 매장의 반응은 어떤지를 꼼꼼히 체크한 후 창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 왁싱이 유행하면서 왁싱을 프랜차이즈사업화한 브랜드도 등장했다. 왁싱 외에 전문 기술을 배워서 10평에서 창업할 수 있는 뷰티샵 프랜차이즈도 참가했다.

피부관리샵이라고 하면 당연히 30~40평대 중형 규모로 창업해야 한다는 편견을 깬 초미니 뷰티샵은 인건비 절감이 필요한 초미니 점포 선호 트렌드를 반영하는 창업 아이템이다.

AR/VR 사업 대두로 대거 등장한 체험형 사업모델도 박람회장에서 인기 있는 부스였다. 차세대 VR게임 솔루션을 표방한 ‘VR라이브’는 베이더 포트 장비와 다양한 게임프로그램을 소개하여 참관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특히 많은 시선을 끈 부스는 전세 개념의 자동차 렌탈 사업모델을 제시한 ㈜원카글로벌네트웍스의 원카였다.

기존의 렌트카 사업모델과 유사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아파트 전세 개념을 자동차에 도입한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와 맞물려 참관객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 그 외에도 반려인구 천만시대의 세태를 반영한 반려동물 셀프스파목욕방인 ‘몰스파’나 배달음식점을 위한 공유 주방 플랫폼 사업모델인 심플키친 등은 시대의 흐름이나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구축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성공이 기대 되는 분야였다.

위기란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이다. ‘시시한 주제는 없다, 시시한 작가가 있을 뿐이다’라는 말처럼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창업자라면 새로운 변화가 주는 기회를  잘 활용해 성공을 꿈꾸는 한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는 3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주최하는 코엑스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비롯해 프랜차이즈 박람회 전문회사인 제일전람 등이 연중 전국에서 주최하는 프랜차이즈 박람회들이 대기하고 있다. 창업 및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창업 정보 수집과 창업 시장 동향을 분석 기회로 적극 활용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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