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손혜원 의원, 뉴시스
고개숙인 손혜원 의원, 뉴시스

- 광고홍보업 마이다스 손에서 여의도 트러블 메이커
대통령 내외 친분지명직 장관했으면 2의 탁현민’?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벼량끝 전술을 선택했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 의원은 120일 탈당하고 모든 의혹을 말끔히 해소한 후 복당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의혹 가운데 하나라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의원직 역시 내려놓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 속으로 몰아갈 수 없다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손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민주당에 입당해 자신이 더불어~’라는 민주당명을 지은 장본인이지만 3년만에 당을 떠나게 됐다.

한편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례적으로 초선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배석해 당이 손혜원 지키기에 얼마나 노력했는 지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해 홍 원내대표등 손 의원의 탈당을 만류했다. 하지만 손 의원은 당의 부담을 준다는 점과 당이 병풍역할을 해주지 않아도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로 탈당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다.

집권여당 탈당, ‘배수진자신감 발로?

이제 공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당적을 내려놓은 손 의원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관련 검찰 조사를 준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는 첫 보도한 SBS를 비롯해 검찰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5SBS의 보도로 시작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손 의원은 문화재로 지정된 곳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없다면서 전면 의혹을 부인했지만 야당은 의원직 자진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목포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로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터졌을 당시 박 의원은 적극 옹호하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적극 비판에 나서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손 의원은 검찰 수사를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와 관련, 해당 지역 재개발을 추진했던 건설사 등이 배후에 있고 박 의원의 연루 가능성을 주장하며 역공에 나선 상황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손 의원은 박 의원을 노회한 정치인이라고 비판하며 그에 대한 낙선 운동까지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손 의원은 광고업계의 마이다스 손으로 불릴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는 데 정치권에 들어와서 각종 구설수에 올라 정치권밖 지인들은 차라리 정치인보다는 문화부 장관같은 선출직을 했으면 개인과 현 정부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손 의원은 20대 총선에 나섰을 때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 숙명여중고 동기동창으로 절친 관계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과도 친분이 남달라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는 계기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손 의원은 정치 입문 전부터 광고홍보계의 전설로 통하는 유명 인물이었다. 소주업계 라이벌 관계인 진로의 참이슬’, 두산의 처름처럼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정관장’, ‘이니스프피’, ‘힐스테이트’, ‘종갓집 김치’, ‘트롬 세탁기등 유명 브랜드가 다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은 검찰 손으로...대통령 내외 친분부담

201512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해 현재의 당명을 지은 당사자이기도 하다. ‘더불어~’라는 당명은 각종 선거를 통해 히트작임을 입증했고 그 자신도 20대 총선에서 금뱃지를 달게 됐다.

하지만 정치인손 의원은 중구난방이자 민주당내 여자 정청래로 불릴 정도로 좌충우돌의 연속이었다.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에 랭크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최씨 측근이자 광고계의 황태자로 불렸던 차은택씨가 검찰로 호송될 때 차씨의 대머리 사진이 공개되자 페이스북에 차라리 다 밀고 와야지. 라고 비아냥거리는 글을 썼다. 결국 탈모인 비하 발언으로 번져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했다.

또한 201739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팟캐스트에 출연, “마지막으로 떠나실 때는, 그것은 계산된 것...계산한 거지라며 마치 노 전 대통령 서거가 계산된 행동이라는 듯한 취지의 발언으로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을 사 문재인 대선 캠프 홍보본부장직을 그만둬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작년 국정감사장에서 선동렬 국가대표 야구감독에 대한 막말 사건이 있었고 올해 들어 선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인격살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권내에서는 광고인으로서는 청와대내 탁현민과 같은 타고난 홍보전문가로서 인정을 하지만 정치인으로서 정무적 판단은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당내 한 인사는 손 의원이 광고업계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다. 또 대통령 내외로부터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차라리 정치인보다 장관 같은 선출직으로 데뷔했다만 현 정부에 적잖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출했다.

손 의원 역시 뒤늦게 이점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장에서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살짝 고개를 숙이고 상임위 간사 자리를 내놓고, 상임위를 옮겨서 잠잠해질 때를 기다리는 게 맞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 그것은 손혜원이 아니다며 자신의 DNA 인자가 기존 정치인과는 다르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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