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물어봐 드립니다]깡통전세 공포, 왜 논란되나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깡통전세 공포, 왜 논란되나
  • 김은경 기자
  • 입력 2019-01-21 14:22
  • 승인 2019.01.21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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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전셋값에도 못 미치는 ‘깡통주택’ 속출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로 내놓은 아파트 매매값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급매로 내놓은 아파트 매매값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김은경 기자] 2019 기해년 신년의 가장 큰 화두는 무엇일까. 지난해에도 실마리조차 풀지 못한 ‘민생·경제’다. 해가 거듭될수록 팍팍해지는 살림살이에 국민들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신년 경제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서민들의 최대 관심사가 된 이유다. 일요서울은 생활경제에 대한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전하는 기획 ‘대신 물어봐드립니다’를 연재한다. 이번 호는 ‘깡통전세 공포감 확산 논란’에 대해 짚어 봤다.

“보증금 못 돌려받을라...전세금보증 가입건수 급증
임대차 계약 체결 시 등기부등본 집주인 확인해야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역전세난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세입자들이 자칫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이른바 ‘깡통전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집값이 떨어지면 매매가격보다 전세값이 높은 ‘깡통주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세금을 끼고 집을 산 ‘갭투자자’가 보유한 아파트나 주택의 집값이 하락할 경우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집주인-세입자 갈등 심화

지난해 9·13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신규 아파트 물량 증가, 전셋값 하락세 등이 맞물리면서 전세보증금을 둘러싼 집주인과 세입자간 갈등은 점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전세금 안심대출보증)’에 가입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끝난 뒤 1개월이 지나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보증금 전액을 반환해주는 보험이다.

실제로 최근 깡통전세 우려 속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전세보증금을 제때 못 받아서 이사를 가지 못할 것이 걱정되는 세입자와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전세보증금을 못 받을까 걱정한다는 세입자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HUG와 SGI서울보증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HUG의 경우 가입자 수가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7일까지 HUG의 2019년 1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건수는 3965건으로 이미 지난해 1월 전체 가입건수인 1718건을 넘어섰다. SGI서울보증의 전세금보증보험 가입건수도 같은 기간 1263건에 달했다.

두 회사의 전세금보증 상품 가입건수와 금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지난 2016년 2만4460건에서 지난해 8만9350건으로 가입건수가 3배 이상 급증했다. SGI서울보증이 판매하는 전세금보증보험 상품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SGI서울보증의 전세금보증보험 가입건수는 1만5705건에서 2만511건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가입 조건이 다소 까다롭다. 해당 주택에 경매나 압류, 가압류, 가처분 등이 없어야 한다. 또 다른 세대의 전입이 있으면 가입이 불가능하다. 전세 계약서상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고 주택의 건물과 토지 임대인이 동일해야 된다.

계약기간도 1년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미분양관리지역의 경우 전세 계약 만료 6개월 전에도 신청할 수 있다. 전세보증금은 수도권 7억 원(대출 포함 5억 원), 그외 지역은 5억 원(대출 포함 4억 원) 이하여야 한다. 보증상품 수수료는 전세금의 0.128%로 보증금 1억 원 기준 연간 12만8000원이다.​ 

계약 만기가 지나도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임대 계약이 끝난 뒤 임대차보증금이 반환되지 않은 경우 임차인에게 단독으로 임차권 등기를 할 수 있는 권리다.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기재되면 보증금을 받지 못하고 이사를 해도 대항력과 우선 변제력이 그대로 유지돼 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또한 대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법원에서 집주인에게 관련 서류를 등기로 보낸다. 집주인은 등기를 받은 뒤 2주내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만약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가압류나 경매 등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집주인이 이의신청을 할 경우 전세금반환소송으로 넘어간다.

임대차 계약 체결 시 등기부등본의 집주인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등본에 나온 사람이 실제 집주인이 맞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겨 임차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확정일자는 등기 여부와 상관없이 받을 수 있다.

이사하는 날에는 반드시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이사 때문에 전입신고를 미룬다면 자칫 전세금을 지킬 수 있는 권리 순서가 바뀔 수도 있다. 잔금을 치른 뒤 이사하는 날 전입신고를 하면서 확정일자도 함께 받아야 전세보증금을 지킬 수 있다.

“대출 규제 완화 필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깡통전세 공포감의 원인은 집값이 하락함에 따라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주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집값이 올라가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이나, 앞으로 집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로써 세입자들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하는 정도의 대책밖에 세울 수 없다. 계약 시 꼼꼼하게 세부 내용을 잘 살펴야 하는데, 특히 전세값이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법적 조치를 밟아야 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완전히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모니터링 하고 선제적으로 세입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집주인들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경 기자 ek@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