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규 교수 [뉴시스]
전명규 교수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전명규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전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가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에게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 동시에 자신에게 쏠린 의혹들을 전면 반박했다.

전명규 교수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빙상계 의혹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석희가 17일 조재범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심석희는 2014년부터 조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조 코치가 전 교수의 휘하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과 젊은빙상인연대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빙상계 성폭력 가해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이유는 가해 코치들이 전명규 교수 휘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아침에 신문에서 빙상 종목이 (대한체육회에서) 퇴출 당한다는 이야기를 봤다. 빙상이 효자 종목인데 이렇게까지 되는 것은 안 되겠다 싶어 직접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늦게나마 국민께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인내와 용기가 필요했다. 빙상의 적폐로 지목된 제가 국민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 같았다"며 "나뿐만 아니라 빙상인 모두에게 누가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폭력 사실 등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전 교수는 "사람들이 어떻게 몰랐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심석희는 조 전 코치와 계속 훈련을 같이 했고 대표팀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황에 있다는 것을 제가 알 수 없었다.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심석희에게 송구스럽고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 코치를 위한 탄원서를 선수들에게 지시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전 교수는 "조재범 전 코치가 구속되기 전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젊은빙상인연대의 어떤 사람이 전명규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주면 합의서를 써 주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통해서도 그 내용을 확인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녹취에 나온 여러 가지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조재범, 심석희 모두 내 제자다. 지금 상황이 발생하기 전엔 구속은  조금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녹취를 한 사람은 나에게 녹취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펴놓고 보지 않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전 제자들이 목동 빙상장과 대한항공에서 일할 수 있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누구를 취직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 정말 모르는 일이고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자신이 거명되는 이유에 대해선 "오랜 기간 대표팀 코치 생활을 했기 때문 아닐까"라고 답했다. 

전 교수는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에 안현수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병이 올 정도로 힘들었다"면서 "조용히 있으면 해결되리라 생각했다. 현장에 있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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