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산인 디트로이트가 살아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격전지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코보센터에서 열린 디트로이트모터쇼는 소위 '빅3'라 불리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대표 완성차 업체들의 재도약에 관심이 쏠려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GM을 비롯한 크라이슬러, 포드 등 쇠퇴기에 있던 미국 완성차 업계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장 회복세를 틈타 글로벌 업체들도 다시 미국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유럽시장 1위 업체인 폭스바겐은 올해 10억달러를 투자해 테네시주에 미국 내 첫 공장을 가동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3년 만에 디트로이트모터쇼를 참관했다. 정 부회장의 디트로이트모터쇼 참석은 현대차 부회장 자격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쏘나타가 북미 올해의 차 최종후보에 올라 참석이 불가피했지만 변화하고 있는 미국시장을 직접 체감하기 위한 현장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배제할 수 없다.

◇디트로이트 체감 경기 '회복'…GM, 글로벌 1위 탈환 '유력'

디트로이트의 부활은 곧 미국 자동차 시장의 부활을 의미한다. 디트로이트 지역의 경기 회복은 대형마트를 방문한 현지시민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디트로이트 외곽에 위치한 '마이어'라는 대형 할인마트에는 휴일을 맞아 일요일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로 가득했다. 장바구니는 각종 식료품들로 가득했다.

미국 '빅3'가 살아나면서 디트로이트 흑인 근로자들의 생활도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종백 코트라 디트로이트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여전히 어렵긴 하지만 디트로이트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쇼핑가의 활기찬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부활의 중심에는 GM이 서 있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GM은 제조업 활성화 전략을 펴고 있는 미국 정부의 지원 아래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옛 위상을 되찾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작년 글로벌 판매에서도 토요타를 제치고 다시 글로벌 1위에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최종 집계 되지는 않았지만 GM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730만 여대를 판매, 701만대를 판매한 토요타에 30만대 이상 앞선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 온 실업률도 낮아지고 있다. 시 외곽 지역을 합친 광역 디트로이트의 실업률은 2008년 8.8%에서 2009년 15.1%로 급상승했다.

하지만 작년 10월 기준으로는 13.3%로 1.8% 하락했다. 디트로이트시만 봤을 때는 2008년 16.1%에서 2009년 25%로 치솟았다가 작년 말에는 22.5%로 2.5%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10월 미국 평균 실업률(9.6%)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 한 센터장의 설명이다.

디트로이트 지역 경제 활성화와 함께 미국 자동차 산업의 가파른 성장도 예상된다.

2000년 이후 1600만∼1700만대 수준을 오가던 미국 자동차 시장 수요는 2008년 1300만대, 2009년 1040만대까지 하락했었다. 그러나 상황은 작년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작년 1160만대로 상승곡선을 그린 미국 내 자동차 수요는 올해 1300만대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 센터장은 "금융위기 이전에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60개가 모두 남아있는 것을 보면 외국기업들도 이 곳 경제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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