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 한국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 입찰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팻 게인스 보잉코리아 사장은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대통령 전용기 입찰 공고가 나오면 반드시 다시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에어버스와 세계 항공기 제작 부문에서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보잉은 지난해 청와대와 방위사업청이 추진한 대통령 전용기 도입 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했다

그러나 방위사업청 등이 보잉이 낸 제안서의 일부 미비점을 지적하며 요청한 추가 자료 제출을 거부해 '협상 및 시험평가 대상 장비' 최종 선정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게인스 사장은 "각국 정상들에게 고품질의 전용기를 제작해 전달하는 것은 보잉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 부문"이라면서 "입찰 공고가 나오면 면밀히 검토해 참여하고, 반드시 요건을 충족시켜 따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기를 장기 임대해 대통령 전용기로 이용하고 있다.

입찰을 통해 에어버스나 보잉 중 한 곳에 제작을 맡겨 2014년까지는 새 전용기를 들여올 방침이다. 아직 재입찰 공고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인즈 사장은 이날 거듭되는 787드림라이너 기종의 인도 시기 지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보잉사가 친환경, 고효율을 내세우며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밀고 있는 787드림라이너의 당초 첫 인도시기는 2009년 5월이었다. 드림라이너 기종을 가장 먼저 인수하는 항공사는 일본 ANA다.

그러나 기내 인테리어, 비행 시험 등에서 문제점이 발견돼 ANA로의 인도시기가 계속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항공기를 주문한 대한항공의 첫 인도도 10개월 가량 지연된 상태다.

게인스 사장은 "보잉은 고품질의 항공기를 생산하고, 스케줄에 맞게 항공사에 비행기를 인도하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긴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드림라이너의 지연에 대해 누구보다도 안타깝고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객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비행 테스트 과정에서 어떠한 미세한 문제점이 발견되면 인도 시기를 늦출 수 밖에 없다"면서 "안전을 확보한 다음 고객 항공사들과 논의해 적기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게인스 사장은 "한국은 보잉에게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고객"이라면서 "한국에서의 입지를 더 탄탄히 하고 더 많은 보잉 제품들을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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