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올해 적극 투자할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냈다. 동반성장도 강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30대 그룹 재계 총수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이 같은 요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는 약 2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경제 불확실성이 다소 있지만 정부는 5% 성장, 3% 물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재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 올해 대기업들이 투자 및 고용 목표를 매우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상생해야 동반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30대 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인 113조2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00조8000억원 규모보다 12.2% 증가한 것이다. 신규 고용인원도 11만8000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시작으로 재계 총수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이 회장은 "투자와 고용, 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활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기업들이 투자와 고용, 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활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 동반성장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특히 동반성장은 대통령이 제도와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했으니, 현장에서 정착되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나눔과 봉사활동에서도 최선을 다해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경제계가 앞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올해 12조원 가량을 투입하고, 이를 통해 6400명을 고용할 것이라는 경영계획을 밝혔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올해 11조8000억원을 투자해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6400명 고용할 예정"이라며 "오는 4월 착공하는 충남 당진 일관제철소 3고로에 3조3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고, 이로 인한 고용유발효과는 10만명 가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추진해온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정부가 적극 추진해온 FTA(자유무역협정) 효과를 최대한 활용해 협력사들의 대외수출 증대를 특별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 회장은 "국정목표인 5% 경제성장률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올해 10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국내는 8조8000억원, 해외자원 개발투자는 1조70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동반성장과 관련해서는 "올해는 특히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센터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산업 동반성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며 "이것이 잘되면 청년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해 경제위기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으로 기업활동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올해는 21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1만5000명에 이어 올해 1만7000명 이상 신규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반성장에 있어서는 앞으로 협력사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허창수 GS 회장 등도 "동반성장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양 회장은 "철강업계는 원료값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원가절감과 기술개발을 통해 정부 3% 물가목표에 적극 호응할 것"이라며 "또 올해 진정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동반성장의 온기가 2, 3, 4차 협력사까지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부회장도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동반성장은 챙기도록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투자와 고용이 증가추세에 있다"며 "협력사는 신세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 파트너라는 인식을 모든 회사원이 공유하고, 동반성장을 그룹 전체의 전략으로 삼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 역시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며 "지난해 1000명 고용했는데, 이 가운데 고졸 혹은 전문대졸이 310명이다. 성과급을 높였더니 연봉이 5000만원인 직원도 생겼다. 보통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사례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현 동양 회장은 "한미 FTA를 통해 양국간 투자를 증가시켜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한 조속히 비준 발효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30대 그룹 총수들은 명찰을 따로 달지 않았다. 청와대가 올해부터 얼굴이 알려진 대표들은 명찰을 따로 달지 않도록 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는 10명 이내의 소규모 행사 때도 마찬가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이명박 대통령 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본무 LG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허창수 GS 회장,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석채 KT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이희범 STX 회장, 구자홍 LS 회장, 이재현 CJ 회장, 이준용 대림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이응열 코오롱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등도 함께 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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