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전주 고봉석 기자] 성매매집결지에서 문화예술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전주시 서노송동 선미촌에서 시민들을 위한 첫 번째 상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전주시는 25일 선미촌 한복판에 들어선 예술도서 전문서점 ‘물결서사(書肆)’에서 현판식과 함께 ‘생존’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물결서사 워크숍을 진행했다.

‘물결서사’는 전주지역에서 활동중인 청년예술가 7명(Artist Lab 물왕멀)이 책방을 상시 운영하고, △주민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워크숍 △세미나 △창작활동을 통해 완성된 작품 전시 등의 예술 활동을 펼치는 것이 핵심이다.

서노송예술촌으로 변화중인 선미촌에서 상설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 반세기 이상 성매매집결지였던 이곳에 문화예술이 깊게 뿌리를 내리고, 닫혀있던 공간이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결서사에 참여하는 청년예술가는 △고형숙(한국화가) △김성혁(성악가) △민경박(영상 크리에이터) △서완호(서양화가) △임주아(시인) △장근범(사진가) △최은우(애니메이션 크리에이터) 등이다.

현판식에 이어 이어 ‘내가 생각하는 생존이란?’을 주제로 물왕멀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물결서사에 참여중인 청년예술가들은 지난달부터 물결서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주 6일간 꾸준히 서점을 운영해 온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진 2부 순서에서는 김지연 사진가를 초청해 사진집 ‘자영업자’에 대한 북토크 형식의 워크숍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장근범 사진가가 물결서사에 도서를 기증해 준 주민들에게 증명사진을 촬영해주는 ‘생존 스튜디오’를 끝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 지난 2015년 8월 첫 발을 내딛은 선미촌 문화재생사업은 △국토교통부 도시활력증진사업인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해 예술품 등으로 재탄생키는 업사이클센터 유치 △지역거점별 소통협력사업인 사회혁신 리빙 랩 공간조성 등 국가지원을 이끌어내면서 올해 시행 5년째를 맞이하면서 그 변화의 폭과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의 메인사업인 권삼득로 여행길 및 골목길 조성사업은 오는 2월말 공사에 착수하게 되며, 문화예술복합공간도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오는 6월에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주 업사이클센터도 오는 9월이면 문을 열게 된다.

여기에, 시는 서노송예술촌을 여성인권과 문화재생을 위한 시민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선미촌 매입공간에 소통협력공간인 서노송예술촌리빙랩 등을 운영하고, 선미촌 일원에서 추진중인 △중앙처리구역 하수관로 정비사업 △소로개설사업 △탈 성매매 여성 자활지원사업 △선미촌 영상기록물 제작 등의 사업에도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이번 워크숍을 기획한 임주아 아티스트 물왕멀 대표는 “‘물결서사’는 다양한 청년예술가들이 운영하는 만큼 더 뾰족하고 신선한 콘텐츠로 문화예술 워크숍을 이끌고, 주민들과 시민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서점이자 동네사랑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원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은 “선미촌 매입공간 4호점인 서노송예술촌 물결서사 프로젝트를 통해 민·관·학이 협력하고,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하기 위해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서점공간과 공유책방을 분리했다”면서 “앞으로도 전주형 도시재생 사업에 예술적 감각을 가미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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